최종R 버디 8개 몰아치며
2위 톰프슨 4타차 따돌려
메이저퀸 박성현 공동6위

▲ 김인경이 2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우승자 김인경이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인경(29)이 나이 서른이 다 된 201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어 가고 있다.

김인경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647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6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몰아쳐 8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의 성적을 낸 김인경은 2위 렉시 톰프슨(미국)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올해 6월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김인경은 시즌 2승, LPGA 투어 통산 6승째를 기록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24만달러(약 2억6800만원)다.

올해 LPGA 투어는 이번 대회 전까지 19개 대회에서 우승자가 18명이 나오는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졌다. 유일한 다승자는 ANA 인스퍼레이션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을 제패한 유소연뿐이었다.

그러나 이날 김인경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유소연과 함께 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지난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24)은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LPGA 투어 20개 대회 가운데 딱 절반인 10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계인 대니엘 강(미국)과 노무라 하루(일본)의 우승 기록은 제외한 수치다.

또 1984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올해 김인경까지 총 11번이나 우승하는 강세가 이어졌다.

3라운드까지 단독 1위였던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2타 뒤진 2위였던 김인경은 이날 버디 8개 가운데 6개를 전반 9개 홀에 집중시키며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4번 홀(파4)까지 버디 3개로 코르다를 제친 김인경은 7번부터 9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8번 홀(파3)에서는 약 8m 정도 긴 거리 버디 퍼트로 기세를 올렸다.

19언더파로 최종 라운드 반환점을 돈 김인경은 2위 그룹과 한때 5타 차이로 앞서는 등 이렇다 할 위기 한 번 없이 압도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14번 홀을 마친 뒤 악천후로 경기가 약 1시간 정도 중단되기도 했으나 김인경은 흔들리지 않고 15, 16번 홀(이상 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연달아 홀 2m 정도 거리에 붙이면서 버디를 추가, 20언더파 고지도 넘어섰다.

김인경의 이날 21언더파는 이 대회 사상 두 번째 최소타 우승 기록이다. 이 대회 최소타 우승 기록은 1998년 박세리의 23언더파다.

이날 김인경은 퍼트를 26개로 막았고 페어웨이 적중률 92.9%(13/14), 그린 적중률 88.9%(16/18) 등 티샷부터 퍼트에 이르기까지 모두 쾌조의 감각을 선보였다.

김인경은 이번 대회를 마치고도 특유의 ‘무심함’을 소감으로 밝혔다.

그는 마지막 날 8언더파를 몰아친 비결을 묻는 말에 “나도 답을 알면 좋겠다. 정말 모르겠다”고 웃으며 “특별히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인경은 “아마 그런 마음가짐이 오늘 잘 된 이유가 아니겠냐”며 “상위권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그저 잘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오늘은 그게 결과로 잘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2010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상금 22만달러를 모두 사회 공헌 활동에 기부했고 2012년부터는 스페셜 올림픽 홍보대사를 맡아 1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기부 천사’로도 유명한 김인경은 시즌 상금 54만9000달러(약 6억1000만원)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 선수로는 김인경, 박성현 외에 김효주(22)와 양희영(28)이 나란히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13위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리디아 고는 9언더파 275타로 2015년 챔피언 최운정 등과 함께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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