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자 70%는 실업자 신세
원하는 일·직장에만 목 매지 말고
잘할 수 있는 일 찾아 능력 키워야

▲ 이무덕 (사)울산동구중소기업협의회장

요즘 사회적 관심이 가장 집중되고 있는 것이 청년실업 문제이다. 울산 동구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청년실업을 어떻게 하면 줄여볼까 하는 고민이었다. 설립한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6월19일 동구청과 MOU를 체결하고 회원사를 대상으로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기획, 동구청 경제진흥과 일자리 센터와 함께 행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과연 우리나라 청년들의 일이 없는 것일까? 무엇이 문제이길래 이토록 일자리가 없는 것일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소기업 내 현장에는 오히려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청년들이여! 생각을 바꾸면 여러분들의 실업은 분명 해결될 것이다.

기술없이 갓 사회를 나온 젊은이들을 조공이라 부른다. 그런데 일하는 현장에는 조공이 없다. 하루 일급 9만원에서 12만원까지 지급해도 일할 젊은이가 없다. 기술자와 조공 2인1조가 돼야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위험한 일, 또는 힘이 든다며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기술자가 되기까지 버티지를 못한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이 80%를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 대학 졸업생들이 일할 곳이 그만큼 되는가. 어느 대학교수의 말을 인용하면 현재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지금 졸업생들의 30%밖에 안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대학 졸업생이 너무 넘쳐나는 것이다. 배달원도 대학생,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대학생, 옛날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9급 공무원에 응시했지만 요즈음 거의 모든 응시생이 4년제 대학 졸업생이라고 한다. 절반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이미 졸업과 동시에 빚을 지고 나온다. 학생들뿐 아니라 부모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물론 대다수 부모들은 자신의 고생을 되물림시키지 않기 위해 자식 공부에 올인한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한곳을 보고 달리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한곳을 보고 달려 1등 2등 줄을 세워 출세하는 시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각자가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전부 공무원 또는 사무실 근무를 원하면 생산은 누가 할 것인가?

청년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소위 명문대를 졸업해 구청 환경미화원으로 취업, 너무나 좋아하던 어떤 청년을 방송에서 본적 있다. 그 청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꼭 잘 살거라고, 알찬 인생을 살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곳에는 외국인 근로자, 퇴직자들이 채우고 있다. 울산, 수원, 제주, 인천 등 공단·산단지역 중소기업에는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조금 더 싼 노동력을 원하는 기업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한다.

그렇지만 더 이상은 우리의 청년 실업을 방치할 수 없다. 기업은 기업대로,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각자의 길에서 막연한 것 말고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만 해서는 더 막연할 뿐이다. 앞으로는 점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다고들 한다. 로봇시대인 것이다. 아마도 그때는 땀흘려 노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직업에 귀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에 귀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이야 말로 마음먹기 아닌가. 사회적으로도 우선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땀의 댓가를 너무 소홀히 생각한다. 아무리 펜의 힘이 강하다고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그 못지 않는 것이 땀의 힘이다.

물론 현장에서의 일이 어렵고 힘든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나름 보람도 있다. 내 손길이 닿은 커다란 배가 주인을 찾아갈때는. 더 이상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기다리면 안될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현장은 안전만 잘 지키면 생각하는 것 처럼 위험한 일이 아니다. 정부 지원을 통해서라도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현장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기술입국을 외치며 실업계 고등학교가 전성기를 보냈던 2000년 이전처럼 젊은 산업전사의 활기찬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이무덕 (사)울산동구중소기업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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