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최대승부처 잡으려는 여권이나
지지기반 반등을 노리는 한국당이나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혈투의 전장 될듯

▲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집권에 성공한 여권 핵심인사들은 기자들을 만난자리에서 빼놓지 않는 질문 중 하나가 내년 6·13 지방선거중 동남권(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지사 선거구도다. 그 가운데서도 울산시장 선거는 단골 메뉴다. 대선은 유력정당별 대선후보가 부각되는 구도이고, 지방선거는 시장과 도지사 후보간 대결이 흥미를 더하기 때문인 것 같다. 평소 정치권에 대놓고 ‘거짓말쟁이’라는 비판과 함께 혐오에도 정작 자신의 지역선거 얘기엔 귀를 솔깃하는게 ‘사람사회’다. ‘박근혜 사람들’이 몰락한 뒤 5월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한 ‘문재인 사람들’은 어떠할까? 대선 일등공신들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노리면서 권부를 향한 ‘구애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도 벌써부터 물밑에서 나오는 가상시나리오가 흥미를 더하고 있다. 우선 ‘김기현’과 ‘송철호’의 맞대결 구도다. 어쩌면 그 자체만으로도 흥행 대박이기 때문일까. 정치인은 스스로 관통하려는 정치적 욕구가 강하면 강할수록 도전과 성취의 에너지가 솟구치고, 강력한 라이벌에 승부욕이 어느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김 시장으로선 내년 시장 재선에 성공하면 제1야당의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이미 잠재적 대선주자인 김 시장은 3선 국회의원에 재선의 광역시장을 거치면 차기 대선(2022년)에선 유력주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 하나가 남아있는데 최강의 라이벌 ‘송철호’다.

송철호 변호사 역시 내년 시장선거는 마지막으로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적벽대전’과 다름없다. 그간 2회의 시장선거와 6회의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음에도 좌절한 ‘백전노장’인데다 내년 지방선거는 정치적으로 사실상 마지막이기 때문에 사즉생 각오가 될 수밖에 없다. 그는 49년생으로 내년 시장선거 이후 새로운 진로는 쉽지않은 나이라는 가정에서다. 특히 집권당이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동시에 동남권 가운데 최대승부처인 울산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워 보인다.

본선 대결구도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집권당측은 송 변호사를 중앙정부 또는 산하기관장에 낙점하지 않고 울산지역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맡겼다. 그건 한마디로 “울산은 ‘송변’이 알아서 지방선거를 치러라”는 당명과도 진배없다. 자신이 시장후보가 되면 5개구군 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군을 짜고 구군별 상황에 따라 일부 진보 야권과 전략적 제휴도 예상된다.

집권당은 시장이라는 큰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선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소 진지’는 과감하게 ‘친여권 동맹군’에 양보할 수도 있는 빅딜도 예상해 볼수 있다. 상황에 따라 ‘선물보따리 공세’나 8전9기 ‘인생 마지막 도전’ 이라는 송변의 카드에 울산의 중장기 발전책을 장착시켜 전면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김 시장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은 당대표인 홍준표다. 홍 대표로선 두가지 관점에서 김 시장의 전면전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첫째 이유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수도권은 사실상 궤멸하더라도 낙동강 전투(동남권)에서 조차 패배하게 되면 지지기반이 붕괴돼 대표직 수행자체가 어렵다. 특히 울산은 홍 대표와 김 시장간 막역한 정치적 역학관계를 감안할때 물러설 수 없는 격전지 중 한 곳 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당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변수가 남아있지만 내년 6월 울산시장 선거는 흥행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연장선에서 두 후보의 정면대결은 집권여당과 제1야당 지휘부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저런 관점에서 내년 울산시장 전투는 가히 혈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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