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혜 울산과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지난해 중순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된 밥쌀용 쌀은 2006년 미국산 쌀인 ‘칼로스’를 시작으로 88만3000t에 이르고 있으며 대부분은 중국쌀과 미국쌀이다. 밥쌀용 수입쌀은 수입 초기에는 거의 판매가 되지 않아 주정용으로 겨우 이용되는 수준이었으나 2011년 국내의 쌀 공급부족을 이유로 정부가 수입쌀을 대량 내놓으면서 수입쌀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밥쌀용 수입쌀의 낙찰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2016년 기준 낙찰가격을 보면 중국쌀은 2만4680원, 미국쌀은 2만8760원으로 국내산 쌀의 3만3844원의 80% 전후 수준의 가격대를 보였다.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식당을 비롯한 일반 가정의 구입까지 가세해 수입쌀의 수요는 증가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9㎏으로 전년대비 1.0㎏ 줄었다. 국내의 쌀 소비는 없고, 수입쌀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밀려 우리 쌀은 버틸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결국 벼농사는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에서는 쌀 적정 생산량 추진계획을 실시해 벼의 재배면적을 줄여가고 있으며 농가들도 벼농사 대신 다른 농작물로 전환을 하거나 휴경상태인 논이 많아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수입쌀의 일반화는 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우리 쌀의 지속적 생산을 위해서는 쌀소비가 우선돼야 한다. 쌀소비 촉진을 위해 울금쌀, 복분자쌀, 가바현미 등 다양한 기능성 쌀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정부는 쌀 유통과 생산의 연계가 필요함에 따라 밥쌀용 쌀뿐만 아니라 가공용 쌀의 생산량을 높이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전통주 제조법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도 쌀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쌀의 소비는 일상화 되어야 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학생들에게 평소 식생활에 대한 질문을 자주하게 된다. 아침밥은 먹는지, 주로 먹는 식사의 내용은 어떠한지, 외식은 주로 무엇을 먹는지 등을 묻는다. 많은 학생들은 아침결식을 하고 있으며 피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는 젊은 층에서 주식의 개념이 된 지 오래이다. 학생들의 건강한 식생활과 정부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 강의 때마다 아침 식사의 중요성과 다양한 찬과 함께 섭취하게 되는 밥 중심의 전통 식생활의 우수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피자 한판 가격과 비교해 그 가격이면 4인 가족이 한 달 먹을 수 있는 양의 쌀을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러 찬과 함께 제공되는 밥 중심 식생활의 건강과 영양학적 우수성을 알리고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쌀 소비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절실함 그리고 농부의 땀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알리려고 한다.

밥 중심의 전통 식생활 정착으로 쌀 소비가 증가되면 농민들은 농사를 지을 것이고 우리는 우리 땅에서 자란 품질 좋은 우리 쌀을 계속 먹을 수 있게 된다. 건강한 식생활로 되돌아가고 수입쌀에 우리의 밥상을 더 이상 내주지 않도록 우리 쌀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것이 건강밥상과 미래에 다가올지 모르는 식량 위기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우리의 자세일 것이다.

정영혜 울산과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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