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북구 호계동 ‘동산분식’ 정경순씨

▲ 17년째 울산 북구 호계공설시장에서 ‘동산분식’을 운영하고 있는 정경순(57)씨.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호계시장서 17년째 분식점 운영
국수류 3000원, 김밥 두줄 2500원
저렴한 가격·푸근한 인심에 인기
2011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
형편 어려운 어르신 식사대접도

울산 북구 호계동 호계공설시장에서 17년째 국수가게 ‘동산분식’을 운영하고 있는 정경순(여·57)씨는 저렴한 음식 가격과 푸근한 인심으로 단골 손님이 많은 호계시장의 터줏대감이다. 그의 가게는 2011년 북구청 담당자의 추천으로 착한가격업소에 지정됐다.

장사 경험이 전무했던 정씨는 1997년 IMF로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지난 2001년 호계시장에 칼국수집을 차렸다.

정씨는 “요리에는 자신있고, 국수를 워낙 좋아해 국수를 만들어 팔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일 호계시장과 인근에서 재배한 식재료를 구입해 저렴한 가격에 맛도 뛰어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어느덧 시장의 터줏대감이 됐다.

그는 “처음 가게를 열고 나서 몇년 뒤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호계시장을 떠나 다른 곳에서 가게를 열까도 고민했었지만,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정을 잊을 수 없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맛과 인심덕분에 10년 넘은 단골은 물론 그의 국수를 맛보기 위해 10년 넘게 울산 시내에서 호계까지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칼국수와 김밥을 파는 그의 가게는 점심손님이 대부분이다. 하루 평균 70~80명, 장날에는 150~200명까지 정씨의 국수가게를 찾는다. 칼국수를 비롯한 국수류는 한그릇 3000원대, 깁밥 두 줄 2500원. 지역 평균 가격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장날을 제외하고는 종업원 없이 정씨 혼자 가게를 운영해 인건비를 줄였고, 일손이 바쁠 때면 손님들이 직접 나서 테이블과 그릇정리 등 셀프서비스로 일손부족 문제를 덜었다.

그는 “시장 안에 있는 음식점은 저렴한 가격에도 손님들에게 맛과 양, 질을 모두 만족시켜야 해 힘든 점이 있지만 늘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지역 물가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정씨는 종종 시장을 찾은 손님들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식사대접도 하고 있다.

정씨는 저녁장사가 끝난 뒤에도 다음날 영업을 위해 야채를 다듬고, 김치를 담그는 등 일을 하다보면 자정이 넘어서 귀가할 때도 다반사다. 호계시장 전체가 문을 닫는 한달에 하루만 가게 일을 쉬다보니 체력적으로 힘에 부친다고 했다.

그는 “늦은 밤까지 일을 할 때면 힘들 때도 많지만 손님들이 맛있게 잘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싹 비워진 빈 그릇을 보여줄때면 정말 기분 좋다”면서 “앞으로도 체력이 허락 할 때까지는 국수가게를 계속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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