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산불 확산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인도네시아 서부 아체 주(州) 믈라보 지역에서 마스크로 무장한 시민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과 보르네오 섬 열대우림에서 산불과 연무(煙霧) 피해가 확산하면서 6개 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27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토포 부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전날 취재진에 리아우·잠비·수마트라·슬라탄·칼리만탄바라트 등 5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주 산불 35건이 잇따라 발생해 70헥타르(70만㎡)가 넘는 삼림을 태운 아체 주까지 합하면 비상사태 선포지역은 모두 6개주가 된다.

아체 주에선 연무를 마신 어린이 등 수십명이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 학교는 휴교에 들어갔다.

수토포 대변인은 “숲을 개간할 목적으로 화전(火田)을 시도하는 사람들 때문에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6일 산불 확산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인도네시아 서부 아체 주(州) 믈라보 지역에서 한 소년이 폐렴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수마트라 섬과 보르네오 섬 일대의 열대우림에서는 매년 팜오일과 펄프 농장을 만들려는 업자들이 숲을 태우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한다.

특히 2015년에는 엘니뇨로 인한 고온·건조 기후의 영향으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바람에 동남아 지역이 수개월여 산불로 고생해야 했으며, 그로 인해 외교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당시 발생한 연무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서 약 10만명이 폐와 심혈관 질환으로 조기 사망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전국의 산불 발생 지점이 현재 180곳에 달한다면서 올해 건기가 끝나는 10월까지 산불 위험이 계속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도네시아와 주변국 정부 당국자들은 올해 산불이 2015년 당시처럼 심각한 환경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주나이디 투안쿠 자파르 말레이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상당수 산불이 초기 단계에서 진화되고 있다”면서 “2015년과 같은 연무 사태는 재연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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