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일 김정남 암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여)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여)이 28일 삼엄한 경계 속에 말레이시아 세팡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 출신 여성들에 대한 재판이 28일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됐다.

김정남 암살 피고인인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여)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여)은 이날 오전 방탄복을 걸친 채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법정에 들어섰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샤알람 고등법원 안팎에 무장경찰 등 경력 256명을 배치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김정남이 살해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 등 경찰이 제출한 증거 자료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의 변호인은 피고들이 재판부를 상대로 무죄를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은 지난 5월 30일 지방법원(Magistrates‘ Court)인 세팡 법원이 두 여성 피고인의 사건을 병합해 이첩한 뒤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이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올해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두 피고인이 살해 의도를 갖고 범행했다면서 지난 3월 1일 살인 혐의로 기소했지만, 이들은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라는 북한인 용의자들의 말에 속았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 28일 오전 김정남 암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여)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여)을 태운 차량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에게 VX 신경작용제를 주고 범행을 지시한 오종길, 리지현, 리재남, 홍송학 등 북한 국적자 4명은 범행 당일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다.

도안 티 흐엉은 같은 달 15일 범행 장소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행 비행기를 타려다 붙잡혔으며, 시티 아이샤는 16일 쿠알라룸푸르 외곽의 한 호텔에서 체포됐다.

말레이시아 형법 302조는 의도를 가지고 살인을 저지른 자는 반드시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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