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익숙한 케이뱅크 가입자, 카카오뱅크로 몰려
‘카카오’ 이름값에 해외송금 등 차별화된 서비스도 한 몫

지난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이틀 연속 돌풍을 일으키며 먼저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29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출범 32시간 만인 지난 28일 오후 3시 기준으로 47만 계좌가 개설됐다.

케이뱅크가 오픈한 지 100일 만에 40만명을 모은 것을 생각하면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이다.

예·적금액은 1천350억원, 대출액은 920억원으로 여·수신액 역시 케이뱅크보다 빠르다.

같은 인터넷은행인데 케이뱅크보다 카카오뱅크의 속도가 훨씬 빠른 것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크게 ‘후발주자의 혜택’과 ‘카카오라는 높은 인지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설명한다.

먼저 ‘후발주자의 혜택’이란 케이뱅크가 약 넉 달 먼저 출범하면서 인터넷은행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줬다는 뜻이다.

은행의 생명은 신뢰감인데 케이뱅크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영업점 없이 인터넷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에 대해 긴가민가한 눈초리를 보냈었다.

그러나 케이뱅크가 출범을 하고 100일 넘게 큰 사고 없이 운영해 오면서 고객에게 인터넷은행도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줘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종 인터넷 재테크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보면 케이뱅크를 써 본 사용자가 카카오뱅크에도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도 출범 전 인터뷰에서 “케이뱅크가 처음에 좋은 성적을 내 줘 카카오뱅크가 더 편하게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역시 카카오뱅크의 출범으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으며 상승 효과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개시 이후에도 케이뱅크는 계좌 개설이나 예금·적금 가입 실적에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고객 센터에 접수되는 문의는 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이라 불리는 카카오톡의 이름값도 톡톡히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 맵이나 카카오택시, 카카오네비 등 다양한 상품을 이용해 카카오뱅크도 친숙하게 접근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를 등에 업은 카카오뱅크의 파급력이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를 압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카카오뱅크의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도 카카오뱅크 돌풍의 원동력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전부터 해외 송금 수수료를 시중 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해외 유학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고객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신용등급 8등급의 저신용자도 이용할 수 있고 한도도 1억5천만원으로 늘린 대출 상품도 차별화가 됐다.

특히 케이뱅크가 증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용대출을 중단하자 돈이 필요한 대출자들이 카카오뱅크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친근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담겨 있고 해외결제와 캐시백 혜택, 후불교통카드 기능도 담긴 체크카드도 인기다.

가장 중요한 모바일 앱이 케이뱅크보다 훨씬 편리하고 직관적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금융권의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처음부터 케이뱅크보다는 카카오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지닌 카카오뱅크를 더 경계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예상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빨라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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