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 응급처치

▲ 최욱진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모두가 기다리던 즐거운 휴가철이다. 더운 여름 시원한 바닷가로 뛰어들기에 딱 좋은 날이다. 하지만 해마다 휴가철이 되면 물놀이 안전사고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물놀이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처요령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최욱진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휴가지 응급처치에 대해 알아보았다.

쥐난 부위 손으로 ‘꾹꾹’ 눌러 마사지

-물놀이 중 쥐가 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쥐가 난다는 것은 주로 심한 운동이나 과도한 피로 등으로 인한 수분, 전해질 불균형으로 갑작스럽고 강력한 근경련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물놀이 도중 쥐가 난 경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바로 물 밖으로 나와 다리를 쭉 펴고 앉은 채 발가락 부위를 몸 쪽으로 당겨 종아리 근육을 이완시켜 줘야 한다. 발가락이나 발바닥에 쥐가 난 경우에는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마사지를 해주면 쉽게 풀린다. 그러나 바다나 깊은 물에 있는 경우에는 바로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몸을 뒤로 눕히면서 힘을 쭉 빼면 수면에 떠 있을 수 있다. 이 때 쥐가 난 다리에 힘을 주고 빼는 것을 반복하면 약 5분 내에 풀린다. 수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숨을 참고 물속에서 쥐가 난 다리를 양손으로 감싸며 주무르다가 숨이 차면 잠시 수면으로 올라와서 다시 숨을 고르는 과정을 반복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허우적거릴수록 상황은 더 악화될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배 누르면 구토 유발해 오히려 위험

-물에 빠져 물을 먹었을 때 배를 눌러 물을 토해내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구토를 유발하여 토사물이 폐로 들어가는 흡인을 유발할 수 있어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이물질로 인한 기도폐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복부밀치기 등을 해 볼 수 있다.”

신용카드 등으로 긁어 촉수 제거

-해파리에 쏘였을때 응급처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파리에 쏘이게 되면 쏘인 부위가 붉게 변하며, 따금따끔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쏘인 부위에 해파리의 촉수가 남아 있는지 관찰해 보고 촉수가 남아 있다면 면도 거품 등을 환부에 도포 후 플라스틱 카드 같은 것으로 부드럽게 긁어 촉수를 제거한다. 이후 상처 부위는 가정용 식초 용액에 30분 정도 담구어 놓거나, 식초물을 수건에 적셔 환부에 대어 준다.”

출혈부위 거즈 등으로 덮어 직접 압박

-찢어진 상처의 응급처치 방법은?

“출혈이 동반된 상처가 발생하면 옷을 벗기거나 잘라내어 상처를 노출시켜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깨끗한 거즈나 손수건으로 덮은 상태로 손으로 압박하여 지혈시키면서 병원으로 내원하여 진료를 받도록 한다. 상처부위에 흙이 묻거나 지저분한 경우에는 즉시 물과 비누로 상처를 깨끗하게 씻은 후 출혈부위를 직접 압박해 준다. 대부분의 작은 출혈은 직접 압박으로 쉽게 지혈이 된다. 약 10분 이내에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면 압박의 강도가 약했거나 압박부위가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압박부위를 다시 선정하고 거즈나 수건 등을 덧대어 더 강하게 10분 동안 압박한다. 이렇게 해도 계속 심하게 출혈이 되는 경우 고무줄 등을 이용해 지혈을 단시간동안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심한 출혈이나 쇼크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재빨리 119 등의 도움을 받아 응급처치 후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현명하다.”

시원한 곳으로 옮겨 물 뿌리며 부채질

-더운 날 밖에서 놀다가 갑자기 쓰러진 아이가 있다면?

“대부분은 열탈진으로 무더운 날씨에 활동하면서 충분한 수분섭취가 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한다. 힘이 없고 어지럽고 토할 것 같은 느낌과 두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시적으로 쓰러질 수도 있다. 감기 증상으로 오인되기도 하며 체온이 40℃까지 상승할 수 있지만 의식이 저하되지는 않는다. 치료는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헐렁하게 해주며 시원한 물을 몸에 뿌려 준 후 부채질을 해주거나 이온 음료 또는 물을 준다. 의식이 저하된 경우 절대로 음료수 등을 먹게 하면 안 된다. 증상이 심하거나 호전되지 않는 경우 119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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