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기업이 혁신 지속하려면
‘양손잡이 조직’의 설치는 필수
기존-혁신팀 융합이 성공의 핵심

▲ 김선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인사이트개발연구원 원장

얼마전 한 중소기업대표를 만났다. 회사에서 기존 사업외에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 기존 사업을 잘하면서 혁신 또한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양손잡이 조직에 대해 설명해줬다. 양손잡이 조직은 전부터 연구돼 온 분야로, 2004년 찰스 오라일리(Charles O’Reilly)와 마이클 터쉬맨(Michael Tushman)이 본격적으로 연구해 발표했다.

새로운 혁신을 하게 되면 기존 사업은 타격을 입는지 어떤 조직 구조가 좋은지 어떻게 해야 운영이 잘되는지에 대해 확실하지 않은 점이 많다. 어떤 회사들은 미래 준비와 현업을 잘해나간다. 그들은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현업을 하는 팀과 미래준비 팀을 분리시키고 다른 조직구조, 운영시스템, 조직문화, 업무공간을 허락한다. 동시에 최고 경영진이 핵심사업부와 신규사업부 간의 긴장감을 받아들이고 최고 경영진 내에서 끊임없이 창의적 충돌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이러한 회사들을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이라고 부르는데 통계를 보면 이러한 기업들이 번창한다. 혁명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양손잡이 조직의 개념을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성공한 기업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려면 혁신적 제품을 꿈꾸고 실현하기 위한 양손잡이 조직의 설치는 필수다. 2010년을 전후해 양손잡이화가 가능한 조직의 구조와 업무방식, 문화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실험정신을 조직에 불어넣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존 핵심사업과의 균형을 유지해야만 조직원들이 갖게 될 두려움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양손잡이 조직의 개념을 살펴보면 기존 조직에는 오른손잡이 조직의 역할을 부여해 조직 내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최대로 활용해 고객대응 연구개발을 철저히 실행한다. 이와 더불어 기존 조직과는 다른 조직구조, 운영프로세스, 조직문화 등을 갖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왼손잡이 조직을 신설해 고객창조 및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왼손잡이 조직은 조직구조의 분리는 물론 평가 보상에 있어서도 기존 조직과는 다른 차별화된 제도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론적으로 볼 때 양손잡이 조직이 왜 다른 조직을 능가하는지는 설명하기 쉽다. 양손잡이 조직은 사업부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영향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서로 상생하는 효과가 있다. 양 조직의 경영자 수준에서의 긴밀한 협조는 혁신을 위한 신생조직이 기존 부서의 현금, 재능, 전문성, 고객 등 주요자원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분리된 조직은 새 부서의 확실한 공정, 구조, 문화가 기존의 비즈니스에 의해 압도되지 않게 해야 한다. 동시에 기존부서는 새 사업의 시작에 의해 산만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은 기존제품의 개선과 고객을 봉사하는 데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손잡이 조직은 2010년께 우리나라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연구되고 일부 기업에 적용,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양손잡이 조직을 기존 부서 외의 다른 부서를 만들어 혁신사업을 하고 미래 준비 프로젝트를 하는 것으로만 단순히 이해하는데 이는 양손잡이 조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양손잡이 조직에서 중요한 것은 혁신사업을 하는 부서의 팀장이 기존 부서의 팀장과 같이 회의하고 하나로 엮는 것이다. 이때 혁신사업 부서가 기존 부서의 자원을 이용함으로 혁신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양손잡이 조직을 성공시키려면 먼저 혁신사업부의 구성원을 혁신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으로 포진시키고 CEO가 기본 부서와 혁신 부서를 강력하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CEO가 팀장들을 통합하고 연결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양손잡이 조직의 회사가 가능하다. 아무쪼록 울산의 많은 기업들이 양손잡이 조직의 개념을 받아들여 혁신에 성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선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인사이트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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