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팔자’에 코스닥과 동반 2%대 하락
“지정학적 우려에 정부 세법개정안·부동산 대책 부담”

 

코스피가 3일 장중 5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2,380선마저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폭탄’을 맞고 2,370대 중반까지 밀려났다.

이날 오전 11시3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9.78포인트(1.64%) 하락한 2,387.85를 나타냈다. 

장중 한때 53.52포인트(2.20%) 추락한 2,374.1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2,370선을 나타낸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상승했던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4.42포인트(0.18%) 떨어진 2,423.21로 출발하며 나흘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핵 관련 강경 발언, 대(對) 러시아 제재법안 서명 등 대외 악재에 정부가 전날 세법개정안과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8거래일 만에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서 2천311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기관도 이틀째 매도에 나서 1천62억원 순매도세다. 개인만 3천57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형 정보기술(IT) 종목을 중심으로 줄줄이 내림세다. 코스피는 ‘대장주’ 삼성전자(-3.63%)와 SK하이닉스(-3.68%)가 함께 3%대 하락률로 급락했다. 

LG화학(-2.25%), NAVER(-2.14%), POSCO(-1.67%), KB금융(-1.55%), 삼성물산(-1.42%), SK(-1.29%), 삼성생명(-1.18%), 한국전력(-1.02%), 신한지주(-0.56%) 등도 하락세를 탔다.

현대차(0.68%), 현대모비스(0.61%), SK텔레콤(0.18%) 정도만 오르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핵 관련 강경발언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고 러시아 제재법 서명과 대(對) 중국 무역제재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AMAT 등 반도체 장비주가 하락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국내 기업 실적 추정치 상승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이런 이슈가 터지면서 지수 하락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정보팀장은 “트럼프 강경발언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된 가운데 어제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대기업에는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대책도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건설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나흘 만에 하락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보다 12.64포인트(1.92%) 떨어진 644.88을 가리켰다. 장중 한때 2% 넘게 빠져 641.63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18포인트(0.18%) 떨어진 658.70으로 출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밀려 640선으로 후퇴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3.3원(0.29%) 오른 1천127.8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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