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안철수 전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安 “내 미래보다 당 우선”
의원 12명 출마반대 성명
당권주자들 “최악 결정”
동교동계 20명 탈당 계획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오는 27 개최되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면서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코 제가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라면서 5·9 대선에서 패배한 지 약 3개월 만에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당은 몹시 어렵다.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다.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다. 정치를 정치답게 만드는 것이 제3당의 몫이고 가치로 다당제의 축은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 먼저 저의 정치적 그릇을 크게 하고 같이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에 당 재건, 제2창당의 길에 다시 동지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당내 대선패배 책임론과 함께 전당대회 출마 반대 논란에 대해선 “대선 패배의 근본적 책임은 제게 있다. 한 분 한 분 만나 소통하고 최대한 설득하겠다. 혁신하는 정당을 만들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당내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당내 의원 12명은 성명을 내고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한다”며 결정을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 성명에는 조배숙, 주승용, 유성엽, 장병완, 황주홍,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이상돈, 이찬열, 장정숙, 정인화 의원 등 12명이 참여했다. 호남지역 의원이 8명, 수도권 의원 1명, 비례대표 3명 등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당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지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희생은 지도자의 숙명”이라며 “안 전 대표가 국민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고개를 숙인 것이 불과 보름 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보조작 사건에 지도부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것으로 대선 패배 책임이 덮어지고 정치 복귀 명분이 생기지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책임정치의 실현과 당의 회생을 위해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이날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아직도 후보등록일인 10일까지는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면서 “창업자가 솔로몬의 지혜로 당을 구해야 한다”며 출마 재고를 촉구했다.

다른 당권주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만류에도 안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하기로 하자 “최악의 결정”이라며 거센 비난을 쏟아내는 등 안 전 대표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국민의당 내 동교동계 인사 20여명은 집단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