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이 2일 오전(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보안군 사령부에 로켓포와 전차포를 동원해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고 현지 취재진과 군 소식통이 전했다.

 라말라 베이투니아 지역에 있는 보안사령부 건물 한 동은 완전히 화염에 휩싸였으며 인근 건물을 포함해 내부에서 팔레스타인 민병대원 약 400명이 결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스라엘측 공격은 팔레스타인 보안책임자인 지브릴 라주브에게 사령부 건물에서 나와 투항하든지 최후를 맞이하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최후통첩이 전달된 직후 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에는 탱크와 공격용 헬기가 동시에 투입됐다.

 앞서 이날 새벽 5시55분(한국시간 낮 12시55분)께 인근 지역에서는 중화기 발사음과 수류탄 폭발음이 수십차례 들리는 등 양측이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측은 보안사령부 건물에 남아 있는 팔레스타인 민병대원 중 수십여명이자살폭탄테러와 연계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주민 60명을 인간방패로 앞세워 보안사령부 건물에 접근한 뒤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으며 상공에서 공격용 헬기 2대가 저고도 비행을 하다 공격에 가세했다고 말했다. 보안책임자인 라주브는 민병대원들에게 이스라엘 군에 대항해 최후까지 결사 항전을 벌이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군은 또 이날 해가 뜨자마자 베들레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진입했으며 탱크 2대가 진주한 뒤 사방으로 기관총을 휘갈겨 댔다고 현장 취재진이 전했다.

 베들레헴 시내 진입은 이틀째 계속됐으며 요르단강 서안의 다른 마을인 툴카렘과 알-카데르, 베이트 잘라 등지에도 지난 1일부터 군이 진입해 있다. 이스라엘 군탱크들이 진격하면서 무차별 포격을 가하자 예수탄생교회 인근을 비롯한 베들레헴 시가지는 완전히 소개되다시피 됐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소속 팔레스타인 출신 카메라맨 한 명은 동료 취재진과 베들레헴 시내 스타호텔에 있다 머리에 총탄을 맞았으나 중태는 아니라고 현장의 AFP 기자는 전했다. 예수 탄생지인 성탄교회 주변 망게르 광장에서는 팔레스타인 민병대원 10여명과 이스라엘 군이 총격전을 벌였다.

 툴카렘 동쪽 발라 자치마을에서도 이스라엘 탱크의 발포로 팔레스타인 민간인한 명이 숨졌다. 간밤에 요르단강 서안에서 차를 몰고가던 팔레스타인 주민 한 명도 유대교 극단주의자들로 보이는 괴한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또 이날 새벽 베들레헴에서는 이스라엘측에 부역한 의심을 받아온 팔레스타인주민 3명이 팔레스타인 경찰 초소로 끌려가 처형당했다고 취재진이 전했다.

 이밖에 레바논과 접경한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2년여만에 처음으로 레바논 쪽에서 카츄샤 로켓탄이 날아왔다고 이스라엘 군 관리들이 말했다.

 카츄샤 로켓탄은 사거리가 박격포보다 훨씬 긴 무기로 지난 2000년 3월 이스라엘 군이 남부 레바논에서 철군한 이후 이번에 처음 발사된 것이다. 이스라엘측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헤즈볼라 게릴라들이 이스라엘 군 진지를 공격한 것이라고주장했다.

 한편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관리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번군사작전의 시한에 관해 언급했다. 페레스 장관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영토(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3주 내지 4주 간 있을 것이다. 그 곳을 점령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날 유럽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 샤론 내각이 이번 기회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라말라에서 영구 추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라파트 수반이 다시 자치지역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약속할 때에만 봉쇄돼 있는 라말라에서 떠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이후 외교관들은 그를 라말라 외부에서만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라말라 예루살렘 AFP AP d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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