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현만(오른쪽) 최제우 유허지 보존회장과 박충구 천도교 울산시교구 감사장이 유허지 일부를 둘러보며 유적지 재조명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최제우 유허지 재조명 사업 마련
독립정신 배양 시킨 천도교 알릴
역사관·교육관 설립 필요성 제기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가 전국적으로 한창(본보 8월4일자 15면 보도)인 가운데 울산 지역에서도 만세운동 정신과 그 흔적을 제대로 조명하자는 시민운동이 포착되고 있다. 울산 수운 최제우 유허지 보존회(회장 최현만·학성MG새마을금고 이사장)는 최근 임시 임원회의를 통해 유허지 명칭 변경과 유허지 환경정비 및 기념관 건립을 위한 사업을 본격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3·1운동은 어느 한 순간의 감정이나 위기대응 행동이 아니었다. 근대사 전문가들 중에는 3·1만세운동의 정신적 뿌리가 갑오년(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과 닿아있다고 주장한다. 혁명의 이념가치인 동학(이후 천도교)은 수운 최제우 선생에 의해 1860년 경주에서 창도되었으나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모태가 된 곳으로 울산 또한 빼놓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울산시 기념물 12호인 수운 최제우 유허지는 수운 선생과 관련한 천도교의 성소이자 자주독립정신을 배양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곳으로, 이번 기회에 이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충구 천도교울산시교구 감사장(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민족대표)은 “3·1운동이 동학농민혁명으로부터 이어져 오는 동학의 보국안민 정신의 실천적 계승이라는 차원에서 정부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이 수운최제우대신사 재단에 맡겨져 있으며, 이에 따라 이미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그 동안 울산시와 중구의 관심으로 유허지 보존에 많은 도움이 있었으나, 2년 뒤 100주년을 기점으로 좀더 시민 곁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환경정비와 교육사업까지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존회는 첫 단계로 문화재청 및 시 문화재위원회 등의 자문을 받아 유허지의 명칭부터 알기쉽게 바꾸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수운 최제우 유허지’ 보다는 ‘수운 최제우 동학 모태지’ 혹은 ‘발상지’로 명칭을 바꿔 유적의 가치나 의미를 좀더 쉽게 알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이어 정부 주도의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 현 유허지와 연계한 새로운 기획사업이 가능한지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또 단체방문이 많은 만큼 화장실과 수도시설, 전기용량 증설과 같은 환경정비작업이 관할 지자체의 우선사업으로 추진되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보존회는 생활공원화 된 유허지가 시민들에게 최고의 쉼터로서 기능하고 있지만, 한발 더 나아가 해마다 어린이 및 청소년의 방문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초가 정비와 함께 인근에 역사관 및 교육장(혹은 수련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강구,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와 여론을 모으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현만 보존회장은 “3·1운동 정신의 한 뿌리가 우리 울산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1919년 서울 도심의 만세운동에 이어 한달 뒤인 4월에 울산 곳곳에서 일어난 만세운동 역시 동학의 모태인 최제우 유허지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근대 민중의식의 발로를 재조명하고자 노력하는 보존회 활동에 각 계의 관심과 힘이 모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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