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열어가는 울산의 베이비부머(13)
현대중공업 퇴직 후 조선업 퇴직자 재취업·창업자 컨설팅 나선 우종화씨

▲ 현대중공업을 퇴직한 우종화씨는 조선업 퇴직자 재취업 및 창업 컨설팅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조선현장서 38년간 근무
사내품질 향상 아이디어 왕
설계·기술개발업무 등 경험
전문인력과 中企 연결 업무
현장 맞춤형 컨설팅도 병행

“조선업이 다시 반등할 때를 대비해서라도 울산지역 조선업 기술자 인력풀 등 전문 인력 인프라 구축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울산 동구 서부동의 조선업희망센터에서 조선업 퇴직자들의 재취업·기술창업 컨설팅을 하고 있는 ‘풀리리라’ 대표 우종화(59)씨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조선현장의 근로자였다. 현대중공업에서 38년간 근무한 뒤 지난해 5월 퇴직한 그는 조선소 퇴직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나는 상황이 안타까워 방안을 마련해보고자 지난해 11월부터 관련 창업에 나섰다.

우씨는 “몇년 후 조선업이 다시 회복해 활황기가 도래했을 때 우수한 기술을 가진 근로자들이 대거 필요할텐데 지금 당장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울산을 떠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선업 퇴직자들과 기술력이 뛰어난 노동자들을 필요로 하는 울산지역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현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기업체별로 필요한 인재와 구직자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매칭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씨는 조선업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조선설계 업무에만 15년, 기술개발 3년, 현장 생산과정에서 20년 넘게 일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이런 경험을 살려 조선업 중소기업체에 현장 맞춤형 컨설팅도 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인력과 장비 활용, 작업 병목구간 점검, 작업장 레이아웃 점검 등이다.

우씨는 “업체마다 다양한 이유로 공정 과정에 정체가 생기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해결하고 공정 자동화 등의 전문적인 내용을 조언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에서 재직할 때도 사내 품질 향상 경연대회 제안왕에 12년 연속 10위 안에 선정될 만큼 ‘아이디어 왕’이다. 우씨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기술화하고, 체계화 해 사업화·상품화 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 관련 컨설팅도 하고 있다. 우씨는 그의 컨설팅을 받은 지식재산권 인프라를 형성해 기업체와의 기술매칭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우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직 장생활을 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혀 다른 포맷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보니 어려움도 많다”면서 “조선업이 불황인데 관련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주위의 걱정과 우려도 있었지만, 사과나무의 열매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나무를 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퇴직 후 창업에 준비하는 퇴직자들에게 “창업은 공부와 인맥, 정보의 싸움이다. 당장의 성과와 실행에 대해 강박 관념을 갖기 보다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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