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가에 장제스(蔣介石·1887∼1975) 전 총통의 증손이 침체 일로의 국민당을 구원할 샛별로 급부상했다.

7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야당 국민당은 내년 11∼12월 지방선거의 타이베이시장 후보로 장완안(蔣萬安·38) 국민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을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장제스의 증손인 장완안 국민당 입법위원.

장 위원은 장제스 전 총통의 증손이자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의 손자다.

장징궈 전 총통이 항일전쟁 시기 간호 비서와 혼외정사로 낳은 장샤오옌(蔣孝嚴) 전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의 아들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2015년 대만에 돌아와 국민당 당내경선을 거쳐 지난해 1월 총선에서 당선됐다.

현재 장제스 가문에서 유일하게 정치에 뛰어든 인물로 수려한 외모와 참신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국민당은 당 안팎에서 인기가 높은 장 위원 공천을 통해 당내 세대교체와 재기의 발판을 모색하겠다는 심산이다.

당나라 시대 예언서까지 들먹이며 ‘장완안 대망론’이 확산하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는 장제스 정권의 대만 패퇴, 정권 세습 등을 예언하고 있다는 당나라 시대의 기서 ‘추배도’(推背圖)에 장완안 위원의 등장을 암시한 대목이 있다는 한 시사프로그램 패널의 주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책의 43번째 율시가 “장징궈 사망 30년 후 그 자손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해독된다는 것이다.

1988년 사망한 장징궈 전 총통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2018년으로 서거 30주년을 맞는다.

우둔이(吳敦義) 국민당 주석은 당내 입법위원회 설문조사에서 장 위원의 인기가 높게 나타났다며 그를 타이베이시장 선거에 출마시킬 의향을 내비쳤다.

장 위원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출마 제안은 받지 않았다면서 2년밖에 안된 정치신인으로 역량이 부족하고 다른 쟁쟁한 후보들이 많아 자신이 시장 후보로 지명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은 “누가 되든 국민당이 반드시 이겨 타이베이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베이시장 자리는 대만에서 대선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지난 2014년 타이베이시장 선거에서 외과 의사 출신으로 반(反) 국민당 성향의 무소속 커원저(柯文哲) 시장이 국민당 롄성원(連勝文)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이에 따라 타이베이에서는 1998년부터 마잉주(馬英九), 하오룽빈(학<赤+우부방>龍斌) 전 시장으로 이어진 국민당 시대가 막을 내렸다.

더욱이 국민당은 지난해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 선거에서 연패를 당했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타이베이를 되찾아 재기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정치평론가들도 내년 지방선거에 국민당의 사활이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민당의 타이베이 시장 후보로는 주리룬(朱立倫) 신베이(新北)시 시장, 뤄즈창(羅智强) 전 총통부 부비서장, 장선정(張善政) 전 행정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당은 또 다른 장제스 후손도 타이베이시장 후보로 물망에 올려 검토하고 있다.

▲ 장제스의 증손인 장유보.

장징궈 전 총통과 장팡량(蔣方良) 여사 사이의 3남 적자인 장샤오융(蔣孝勇)의 아들 장유보(蔣友柏·41)가 그 대상이다.

하지만 현재 디자인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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