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음주·흡연 예방 교육은
국가와 사회가 함께 대책 세워야
술·담배 구입 청소년 적절한 처벌도

▲ 이호진 세민병원 부원장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함께 조사한 2016년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10%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고 있고, 전체의 20%에 가까운 청소년들이 음주를 하고 있다고 한다. 흡연 및 음주는 암이나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무엇보다 흡연과 음주는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의 정서적, 사회적 측면에 모두 영향을 끼치고 있을 뿐더러, 청소년기의 불안한 심리와 연관되어 비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늘어나는 청소년 음주·흡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학교 차원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음주·흡연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는 하나 학교 밖에서 발생하는 음주·흡연 문제까지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이에 경찰이 나서서 음주·흡연을 하는 청소년들을 계도하고 있지만 부족한 인력 탓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따라서 엄중한 처벌과 규제 강화로 청소년이 스스로 음주와 흡연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술을 마시고 싶거나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지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법 개정도 고려해 볼만하다.

현행법상 음주를 위해 술을 구입하거나, 흡연을 위해 담배를 구입하는 청소년은 처벌을 받지 않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술과 담배를 판 업주들은 처벌을 받고 있다. 이를 악용해 술집에서 무전취식을 하거나, 자신들에게 술과 담배를 팔았다며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업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청소년도 심심치 않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음주 및 흡연을 하는 청소년들에게 훈계를 했다가, 해당 청소년들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은 성인들의 이야기도 종종 뉴스에 나오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괜히 참견을 하다가 도리어 해를 입을까 청소년의 음주·흡연을 암묵적으로 용인하거나 그냥 넘겨버리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업주들이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파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그러나 법적 처벌의 대상이 업주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악용하는 청소년들의 잘못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음주·흡연 사실 적발 시 학교 차원에서의 처벌을 강화하고, 술과 담배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되는 청소년들에게는 그에 걸맞게 일정 시간 이상을 봉사활동을 하게 하거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적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음주·흡연에의 의지 저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심리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청소년들이 음주와 흡연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로부터 벗어나 학생 본연의 자세에 충실을 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청소년은 국가의 중요한 미래 자산이다. 건강한 청소년 육성은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한 국가적 책무다.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전적으로 학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더욱 강력하게 국가와 사회가 나서 청소년 음주·흡연 예방에 대한 고민을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비행에 빠지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여 사회의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호진 세민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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