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미국 담당 차관.

양국 관계 악화, “대화 제의 외면 미국에 책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해 전임 오바마 정부보다 더 강경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비판했다.

8일 NHK에 따르면 대미정책 담당인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 국제관계 전문지 및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는 가운데 이렇게 말하고 미·러 관계 악화의 책임은 러시아의 대화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미국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랴브코프의 발언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NHK는 발언 내용이 알려진 것은 7일이라고 전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의 새로운 대 러시아 제재조치 발동에 대해 “오바마 전 정부가 남겨 놓은 가장 나쁜 정책을 이어받은 것이지만 몇 가지 점에서 오히려 더 강경해졌다”면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재강화로 미국과의 교역이 줄어들 가능성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미국 통화인 달러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군비관리 등에 관한 논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했으나 미국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NHK는 랴브코프의 이런 발언이 양국 관계 악화의 책임은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러시아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는 미국에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지 엿새만인 지난 2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 이란을 한꺼번에 제재하는 패키지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에는 북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을 봉쇄하고 다른 나라들이 북한과 인력·상품 거래 등을 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하고 러시아 기업의 미국과 유럽 내 석유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며, 대통령의 제재 완화나 정책 변경 여지도 차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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