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유가증권보고서 제출 예정…최악고비 넘겨도 신뢰회복은 ‘가물’

▲ 도쿄도 미나토구 건물 옥상에 세워져 있는 도시바(東芝) 광고탑의 6월 하순 모습이다.

그룹해체 위기에서 빠져나오려 하지만 결산 지연 등의 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도시바(東芝)가 감사법인의 ‘한정적 적정’ 의견을 받아 최악 상황에서 벗어나는 기류다.

9일 요미우리·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도시바 감사를 맡은 PwC아라타감사법인이 도시바의 2016회계연도 결산 유가증권보고서에 ‘한정적 적정 의견’을 내기로 했다.

도시바의 회계 처리를 둘러싸고 감사법인과 정면 대립하던 사태가 마침내 해결될 분위기다.

그러나 도시바가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길은 아직도 멀게 느껴진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그간 도시바 결산의 쟁점은 미국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의 지연에 따른 거액 손실을 도시바가 어느 시점에 인식했는지를 둘러싼 것으로, 도시바와 PwC가 지루하게 대립해 왔다.

도시바는 “2016년 12월 원전 자회사 거액 손실을 처음으로 보고받았다”면서 2016년 4∼12월 결산에 6000억 엔이 넘는 관련 손실을 계상해 결산했다고 주장한 뒤 이후 결산도 계속해 진행했다.

반면 PwC는 “도시바가 2015년도 중 손실을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손실은 인식한 회계연도 결산에도 계상하도록 하는 규칙을 들어 2015년도로 거슬러 올라가 결산을 하향조정하도록 요구했다.

도시바는 이미 2015년에 발각된 회계조작 문제로 과거의 결산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던 상태여서 2015년도 결산까지 수정해야 하는 사태는 피하고 싶다는 입장이 강했다고 한다.

양측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는 가운데 PwC 측이 모두 4단계의 감사의견 가운데 ‘부적정’ 의견을 내려 하자 도시바 측이 “부적정을 내려면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라”고 PwC 측에 요구했다.

PwC 측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부적정을 내놓을 만큼의 근거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런 정황으로 6월 말에서 오는 10일로 연기된 유가증권보고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결국 한정적 적정 의견을 내 최악은 피하게 됐다.

다만 회계 처리상의 여러 의문점을 다 해소할 수 없어서 도쿄증권거래소가 진행하고 있는 상장유지 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실제로 동시에 보고하는 내부관리체제의 보고서에는 여전히 ‘부적정’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도시바는 ‘승인’을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상장폐지 리스크는 불식되지 않았다.

감사법인이 내는 감사의견이란 일본 금융상품거래법에 정한 유가증권보고서 내용이 옳은지에 대한 감사법인의 의견을 말한다.

‘무한정 적정’, ‘한정적 적정’, ‘부적정’, ‘의견 불표명’ 등 4종류가 있다.

두 가지 적정 의견은 공인회계사가 옳다고 보증하는 의미가 있고, 부적정이나 의견 불표명은 공인회계사가 보증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바는 PwC감사법인의 보증을 받는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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