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취임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영부인에게 공식 지위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할 예정이라고 영국 BBC방송이 프랑스 매체를 인용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영부인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해 공식적인 지위를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 서명자가 29만 명에 이르는 등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공약 철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헌법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공식 지위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일반적으로 대통령 배우자는 엘리제 궁 내에 사무실과 1∼2명의 보좌관, 경호원을 둔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 궁은 며칠 내에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짓 여사의 공적 역할과 지위를 명확하게 하는 문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에는 영부인에게 공식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프랑스 영문 매체 ‘프랑스 24’는 보도했다.

대신 브리짓 여사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과 이에 따른 비용 등을 명확히 할 예정이다.

하지만 엘리제 궁은 이것이 기존 공약을 철회하는 것으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한 측근은 “대선 후보로서 마크롱은 그가 위선을 끝내고 브리짓의 공적 역할을 분명히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린 것일 뿐 결코 헌법 수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없다”고 말했다.

영부인 공식 지위 부여를 둘러싼 논란은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승리 석 달 만에 지지율 급락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불거졌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긴축재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부인의 대외활동에 예산을 추가로 들이는 것은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국회의원과 각료의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영부인에게 공식 역할을 부여하는 논의는 여론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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