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5월 12일 베네수엘라 군이 중국 신형 다연장 로켓(MRLS) AR-3의 원형인 러시아제 BM-30 스메르쉬를 시험발사하고 있다.

중국이 말레이시아에 자국의 레이더 감시 장비와 신형 다연장 로켓(MLRS)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말레이시안 인사이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왕용(王勇) 중국 국무위원은 전날 나집 라작 총리를 만나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말레이 반도 남부 조호르 주에 지역 방첩 센터를 건립할 경우 레이더 시스템과 신형 다연장 로켓 AR-3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왕 국무위원은 레이더와 최다 12대의 AR-3 등을 판매하는 대신 비용 대부분을 50년 만기의 장기 차관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호르 주는 싱가포르와 맞닿아 있을 뿐 아니라 해상 교통의 요지인 믈라카 해협을 끼고 있는 군사적 요지다.

말레이시아는 이러한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당국자는 “나집 총리는 충분한 금융 지원이 이뤄진다면 말레이시아의 안보역량을 키우기 위한 중국의 제안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전통적으로 영국 등 서방국가들로부터 무기를 수입해 왔으나, 작년 10월 중국에서 연안임무함(LMS) 네 척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들어 중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중국의 이번 제안에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과 관련해 친미(親美) 행보를 보여 온 싱가포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다연장 로켓 BM-30 스메르쉬를 바탕으로 개발된 AR-3의 사거리는 280㎞에 이른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조호르 주에 AR-3이 배치될 경우 싱가포르는 물론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까지도 사정거리에 들게 된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와 믈라카 해협의 상당 부분이 AR-3과 함께 설치될 레이더의 감시 범위에 들게 된다는 점도 싱가포르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측면이다.

말레이시아가 해당 시설에서 수집된 정보를 중국 당국과 공유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지난 9일 말레이시아 파항 주 쿠안탄에서 열린 동부 해안 철도(ECRL) 건설 사업 착공식에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오른쪽)와 왕용(王勇) 중국 국무위원(중앙)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편, 9일 말레이시아 파항 주 쿠안탄에서는 중국의 대대적 투자를 받아 진행되는 동부 해안 철도(ECRL) 건설 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550억 링깃(14조 6000억 원)을 들여 말레이 반도 동부 툼팟에서 서부 해안에 있는 말레이시아 최대 항구 클랑까지 668㎞ 구간을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이번 사업은 중국이 공사비의 85%를 융자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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