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安倍晋三·왼쪽) 일본 총리의 '사학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오른쪽) 관방부장관의 2013년 5월 블로그에 게재된 사진. 가운데는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이사장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학스캔들의 새로운 증거가 또 나왔다.

아베 총리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스캔들이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관계자의 조언을 토대로 지난 2015년 4월 총리 관저에서 이마바리(今治)시와 시가 속한 아이치(愛知)현의 관계자, 가케학원 사무국장이 야나세 다다오(柳瀨唯夫) 당시 총리 비서관(현 경제산업심의관)과 만났다고 10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1월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계획을 처음 알았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미 이보다 1년9개월 전에 아베 총리의 측근인 비서관이 가케학원과 수의학부 신설 지역의 지자체 관계자들을 만난 것이다.

총리의 비서관은 총리의 정권 운영과 정책에 대한 조언을 하고 여당과 각 부처간 연락을 담당한다.

아사히가 입수한 이마바리시의 당시 작성 문서에는 총리 관저 방문 목적에 대해 ‘수의사 양성 대학의 신설에 관한 협의’라고 적혀 있었다.

이 만남이 있고 나서 2달 뒤에 아이치현과 이마바리시는 정부에 국가전략특구에 수의학부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아베 총리는 친구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이 이마바리시의 국가전략특구 지역에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의사의 과잉 우려에 지난 52년간 수의학과 신설을 허용하지 않았었지만, 가케학원의 신청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일 방침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스캔들에 대해 그간 여러차례 사과했지만 자신의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부인하고 있다.

사학스캔들 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70%를 웃돌던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한때 20%대 중반까지 떨어졌었다.

한편 사학스캔들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 결정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문부과학성의 대학설치·학교법인심의회는 9일 “교육 내용의 일부에 불충분한 점이 있다”는 이유를 들며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대한 허가 여부 판단을 한동안 하지 않기로 했다.

가케학원측은 내년 4월을 수의학부 신설 시점으로 보고 있다.

그간의 심의 과정에서는 ‘고령의 교원이 너무 많다’, ‘수업과 실습에 쓰일 장비가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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