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10일 파업을 강행했다. 6년 연속 파업이다. 특히 올해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대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강행된 파업이다. 1, 2조 각 2시간씩 4시간 파업이기 때문에 생산차질이 크지는 않았다. 노조는 14일에도 각 2시간씩 4시간 파업을 예정하고 있다. 이번 주말 휴일 특근도 중단할 계획이다. 울산지역 경제 위기의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실, 지금 현대차는 노사갈등을 겪을 겨를이 없는 상황이다. 노사가 합심해서 위기극복에 나서도 회복이 쉽지 않을 만큼 심각하다. 알다시피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 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반 토막이 되면서 해외판매가 급감한데다 내수부진도 심상찮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 판매대수는 219만7689대에 그쳤다. 매출액 47조6740억원(금융 등 10조6639억원 포함), 영업이익 2조5952억원, 당기순이익 2조319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6.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5.4%로 전년동기대비 1.2% 줄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91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나 감소했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1조원에 못 미친, 역대 최저순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은 2013년 말부터 시작된 조선업 침체로 아직도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수주 감소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어 3년7개월여만에 동구지역 인구가 9000여명이나 줄어들 정도다. 아직은 그 파고가 남목고개를 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단계가 아닌 듯하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얼마나 지속될지, 미국의 FTA 재협상 요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노사가 위기에 대해 재인식하고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되는 막다른 길에 놓여 있다는 말이다. 위기의 파고가 남목고개를 넘으면 울산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새삼 주목해야 할 것은 울산시민들의 반응이 예전과는 달리 무관심에 가깝다는 점이다. 파업이 정당하다며 지지하는 것도, 비판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아니다. 파업 때마다 성명을 내거나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를 표명하며 자제를 당부하던 지역 소상공인들조차도 아무 말이 없다. 현대차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애정이 식어버린 탓은 아닌지 염려된다. 비판도 애정이다. 비판조차 없는 지역사회의 반응에 현대차 노사는 오히려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역기업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애정은 기업 발전의 매우 중요한 동력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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