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소특정예술가 김이화

 

울산문화를 이끌어 갈 청년 문화예술가들은 기존 세대와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꿈꾼다. 대담하고 참신한 이들의 상상력은 문화도시를 꿈꾸는 울산에 분명 새로운 문화 동력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이들의 삶이 항상 행복한 건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확고한 목표와 꿈이 있기에 그들은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본보가 30~40대 젊은 문화기획자, 춤꾼, 연기자, 시각예술인 등 지역 문화판엔 활기를 제공해 온 그들을 현장에서 만나본다. 그들이 하고자하는 문화예술활동은 어떤 것인지, 이 도시를 좀더 유쾌하고 재미있게 만드는 비법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전시·공연 결합된 현대예술 장르
공간 맞춰 맞춤형 예술제작 매력
무대예술 전공 후 英 유학서 눈떠
2013년 첫 개인전, 주로 해외활동
북정동 빈집 활용해 개인전 준비

“더 많은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장소특정예술을 알리는 게 목표죠.”

김이화(여·30) 작가는 장소특정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다. 그가 주로 머무는 울산 중구 성남동 작업실에서 지난 8일 처음 만났다. 장소특정예술은 현대예술의 한 갈래로, 전시와 공연(퍼포먼스 및 행위예술)이 결합된 장르다. 경계가 모호한 장소특정예술은 그 의미와 형식이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김 작가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장소특정예술가 1세대이자 울산에서는 유일하다 할 수 있다.

그도 처음부터 장소특정예술을 했던 건 아니다. 무대예술을 전공한 김 작가는 영국 유학생활 중 이를 접한 뒤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전공을 아예 바꾸었다.

김 작가는 “장소특정예술은 어떠한 정해진 장소에서 그 공간에 맞춰서 맞춤형 예술을 제작한다. 미술이나 음악 등 한가지 장르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는 것”이라며 “작품을 준비하면서 내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무대를 만들고, 음악도 만든다. 그게 바로 장소특정예술만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활동할 무대가 많지 않다. 지난 2013년 서울 삼청동의 갤러리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각각 첫 전시를 선보인 후 주로 해외에서 활동했다.

▲ 김이화 작가의 장소특정예술.

그는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의 경우 현대예술의 장르가 굉장히 세분화돼 특정 장르만을 위한 장소가 많다. 첫 개인전을 열고 난 이후 매년 2회 이상은 해외에서 작업을 했다”며 “그렇게 활동을 하다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고향인 울산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요즘 2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기는 오는 연말 즈음. 장소는 중구 북정동의 오래 된 빈 집이다. 지난 3월 울산문화재단의 신진예술가 지원대상으로 선정 돼 당초 구상했던 것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전시가 될 것 같다고 한다.

그는 “똑같은 작품을 봐도 누군가는 공연을 봤다고 느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전시를 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관람객은 관찰자이자 참여자다. 공연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많은 관객들과 만나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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