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 프리미엄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투자자 불안 심리 커져”

미국과 북한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11일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2,310선으로 내려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사흘 연속 뛰었다. 부도 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크게 올라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9.76포인트(1.69%) 떨어진 2,319.71에 마쳤다. 이는 5월 24일(2,317.34) 이후 최저치다.

지수는 외국인 대량 매도에 장중 49.27포인트(2.09%) 떨어진 2,310.20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5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미국과 북한 간의 대치로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143.5원에 마감했다. 최근 사흘간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18.4원 뛰어올랐다.

반면 국고채 금리는 이틀째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는 전 거래일보다 2.0bp(1bp=0.01%p) 내린 연 1.804%에 마쳤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2.0bp 내렸으며 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 50년물도 각각 2.9bp, 2.6bp, 3.1bp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진 데다 최근 가파르게 올라 연고점을 찍으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금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국내 증시와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안전자산인 채권값은 뛰었다.

정부가 이날 오전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고 북한 도발 위협에 따른 금융시장·실물경제 영향을 점검했으나 시장 방향을 돌리지는 못했다.

북핵 위험 고조로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CDS 프리미엄도 1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8일 58bp(1bp=0.01%포인트)에서 9일 64bp, 10일 66bp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가산 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졌음을 뜻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증시가 가파르게 올라 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그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며 “이는 그만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크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북한과 미국의 강대강 대립이 지속되고 있으나 길게 보면 나올 수 있는 악재는 다 나온 상황”이라며 “코스피는 전 세계 증시에 따라 추가 하락할 수 있으나 2,300선을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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