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열어가는 울산의 베이비부머
(14) LG화학 퇴직 후 색소폰 연주로 봉사활동 서두수씨

▲ 퇴직 후 아로니아 농장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색소폰 연주로 재능기부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두수(65)씨.

퇴직후 취미활동으로 색소폰 배워
아로니아 농장하면서 틈틈이 연마
양로원·경로당 등 찾아 공연 펼쳐

마라톤대회도 꾸준히 참가 건강챙겨
2~3년 뒤에는 색소폰공연도 가능한
마당있는 전통 한방찻집 여는 게 꿈

베이비부머들이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살면서 경제활동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취미활동이다. 퇴직 후 다양한 분야를 배우거나 도전하게 되나 새로운 일을 하면서 두 가지 이상의 취미활동을 꾸준히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서두수(65)씨는 퇴직 후 아로니아 농장을 운영하면서 마라톤 활동과 함께 틈틈이 색소폰 연주로 재능기부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씨는 지난 2009년 33년간 다니던 LG화학 생활용품사업부(현 LG생활건강)를 퇴직했다. 퇴직후 그는 사내협력업체를 5년간 운영하며 두 번째 인생을 연 뒤 2015년에는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에서 아로니아 농장을 열며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화학공장 근로자에서 농업인으로 변신한 셈이다. 3300㎡ 규모의 농장에서 500그루의 아로니아 나무를 심고 매년 500~1000㎏의 아로니아를 수확하고 있다.

얼마전까지 수확철이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를 보낸 뒤 요즘은 가지치기와 거름주기 등을 하며 내년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이처럼 바쁜 와중에서도 서씨가 빼놓지 않고 하는 취미활동이 있는데 바로 색소폰 연주다. 서씨는 사내협력업체 대표 시절인 2010년께 취미로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고, 8년째 색소폰을 분신처럼 들고 다니고 있다.

그는 “퇴직 후 CEO가 되면서 신경 쓰는 일도 많고 해서 스트레스도 풀 겸 노후에 취미활동으로 무언가는 해야할 것 같아 색소폰을 시작하게 됐다”며 “혼자 6개월 동안 독학으로 배웠는데 색소폰 매력에 빠져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서씨는 색소폰을 들고 지역의 양로원이나 경로당, 복지시설 등을 찾아 연주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기업체 단합행사나 산악회 행사 등 그를 찾는 곳이면 어디든지 색소폰을 들고 간다. 두동면 봉계리의 그의 집 방 한 켠에는 색소폰 연주를 위한 음악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색소폰과 함께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마라톤이다. 서씨는 40대 초반이던 1993년에 간암 3기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기적적으로 완치하고 나서 마라톤에 입문했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완주를 비롯해 도쿄 마라톤대회 등 지금까지 풀코스만 110회에 하프코스 58회 등 마라톤 참가횟수가 200회가 넘는다. 60대 중반에 접어든 요즘도 그는 하프코스 대회에는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서씨는 “앞으로도 색소폰 연주 활동과 마라톤 대회 참가는 몸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라며 “2~3년 후에는 집 마당에 아름다운 꽃으로 꾸민 전통 한방찻집을 만들어 담소도 나누고 색소폰 공연도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게 꿈”이라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