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70% 웃도는 지지율 유지
국정공백 효과적으로 메워
인사잡음·협치 부재 패착
대내외적 여건 녹록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촛불혁명’으로 분출된 사회전반의 개혁 요구와 통합의 시대정신 속에서 숨가쁘게 내달려온 문 대통령의 지난 100일은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드러낸 ‘착근기’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파격과 소통, 감성을 키워드로 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은 불통과 권위로 상징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확연히 달라진 통치스타일을 선보이며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민심을 어루만졌고, 이는 70%를 웃도는 지지율의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인수위 없이 출범했음에도 적폐청산과 일자리·소득 주도 성장, 한반도 평화구상과 같은 큰 틀의 개혁 어젠다를 속도감있게 제시하고 이에 필요한 새 정부 조직체계를 구축하는 등 국정운영의 기초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0일은 문재인 정부가 안고 있는 한계와 과제도 동시에 드러냈다. 내치(內治)와 외교에 걸쳐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구체화된 정책적 결실로 연결하기에는 대내외적 여건이 녹록지 않음을 확인한 기간이었다. 부족한 인재 풀 속에서 내각 인선을 둘러싼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와 ‘협치’의 부재는 개혁에 필요한 입법과 예산을 확보하는 데 구조적 장애물로 등장했다.

지난 100일을 거치면서 문재인 정부가 선보인 가장 주요한 성과물은 탄핵정국에 따른 대내외적 국정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고 이전 정부와는 ‘확연히 달라진’ 국정운영의 면모를 보여준 점이다. ‘나라다운 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을 국정의 양대 축으로 삼은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차별화되는 개혁의 큰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속도감있게 인사와 정책에 투영했다.

세월호 사건과 4대강 문제, 원전, 국정교과서 등에 대한 정책적 결정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렸고, 돈봉투 사건으로 치부를 드러낸 검찰과 방산비리가 또다시 터진 군(軍) 등 권력기관들을 잇따라 개혁의 수술대에 올렸다.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활동으로 ‘댓글공작’ 등 각종 정치개입과 불법사찰 의혹이 드러난 국가정보원은 이미 개혁작업이 ‘진행형’이다.

이 같은 개혁의 큰 물줄기와 맞물려 격식을 깨고 국민들과 ‘스킨십’을 하는 문 대통령 특유의 리더십은 국민 대다수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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