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에 판매 급락...현대·기아차 가장 큰 피해

▲ 경상일보 자료사진

中 사드보복에 판매 급락
현대·기아차 가장 큰 피해
美 보호무역주의도 복병
최저임금 인상 앞둔데다
노조는 6년연속 파업까지

중국의 사드보복과 소비침체 등으로 자동차업계의 내수와 수출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 등 여러 악재까지 겹치면서 자동차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노조의 두 번에 걸친 부분파업과 주말 특근거부로 생산차질액이 1300억원(6500여대)을 넘어선 가운데 노조가 파업수위를 점차 높일 계획이어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중국에서만 판매가 47% 급락했으며 글로벌 판매도 9% 감소했다.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쳐 상반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2조5952억원으로 16.4%나 급감했다.

문제는 사드보복에 따른 중국 판매감소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새정부가 국내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앞으로 타격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감소는 중국으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지역 중소협력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중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총 15억6938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3.2%나 감소했다.

북구 효문동의 현대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모기업과 함께 중국시장에 진출해 납품하고 있지만 중국시장 판매급감으로 발주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대기업보다 경영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으로서는 하루하루가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도 완성차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임금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부품업체들의 인건비가 올라갈 경우 납품가가 올라가 부품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빚을 수 있다.

현재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는 상여금이 배제돼 최저임금법에 저촉되는 부품업체들이 상당수인데 이들 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난이 심해지면 납품가 인상이 불가피하고 경우에 따라 부품공급망이 무너질 수 있어 완성차 업계의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은 최근 국회청문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급여 차이가 너무 많고 사회적 갈등도 크다”며 “사회적 합의기구 같은 곳을 통해 대기업의 고임금을 자제하고 남는 것은 하위 근로자 임금에 돌려주는 방향으로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과 보호무역주의 역시 국내 자동차업계의 수출회복에 장애가 될 전망이다. 한·미 FTA 재협상이 현실화되면 미국 자동차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 확실하다. 미국측은 현재 자동차가 양국 무역수지 불균형의 70%를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안팎으로 심각한 악재에 노출돼 있는 가운데 현대차 노조는 6년 연속 파업을 이어갔고 한국GM노조도 3년간 2조원씩 적자로 철수설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성과급 20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어 업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16일 24차 임단협 교섭을 앞두고 있다. 노조는 이날 교섭과 함께 제3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예정하고 있는데 회사측의 일괄제시안이 없을 경우 쟁대위를 통해 파업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노사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상황을 단기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중단기적으로 체질을 바꾸는 방향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공장보다 우수한 생산성 구비, 고임금구조 개선, 노사갈등 극복,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변화하는 자동차기술 패러다임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차형석·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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