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의 마지막 관문인 행정자치부의 중앙투자심사 2단계 심사를 신청했다. 지난 2015년 중앙투자심사시 내걸렸던 조건에 대한 심사이다. 이달 말에 열리는 이번 심사를 통과하면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11월 착공하고 2020년 10월 완공하게 된다. 전시컨벤션센터는 공업도시 울산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며 그 시기를 더 이상 늦추어서는 안 된다.

1단계 중앙투자심사에서 제시된 조건은 ‘시설임대와 수익창출 방안 마련’과 ‘조직 및 인력운영 방안 검토’ 등이다. 일부 지역 전시컨벤션센터의 적자운영 사례를 들어 ‘돈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조건이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전문성을 가진 공사를 설립, 운영을 맡겨 매년 30억~70억원의 흑자를 내겠다고 밝혔다. 수익창출방안으로 ‘전시회·컨벤션 유치 및 지원’과 ‘전시컨벤션 인프라를 기반으로 경영수익사업 발굴’을 제시했다. 수익창출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 적자운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울산에 있어 전시컨벤션센터는 그 역할이나 필요성이 다른 도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울산은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끈 3대 주력산업의 전진기지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은 과거·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으로서 유효하다. 하지만 과거처럼 생산에만 주력해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산업 기술의 융복합을 위한 정보교류나 전시, 무역, 비즈니스, 유통 등이 절실해졌다. 그러나 울산에는 그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공간과 기구가 전무하다. 더구나 산업의 흐름은 소량다품종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 흐름을 좇아가기 위해서도 당연히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생산 현장이 있는 울산에서 전시와 비즈니스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또한 제조업 중심의 울산으로서는 산업다각화 차원에서 마이스(MICE 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 산업의 활성화도 절실하다. 전시와 박람회 등 다양한 새로운 경험의 제공은 산업에만 치중돼 있는 도시의 균형발전과 지속가능성 확보는 물론 정주여건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인구 100만이 넘는 우리나라 최고의 산업도시 울산에 전시컨벤션센터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이번 중앙투자심사가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자체의 수익창출 등 눈에 드러나는 경제성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산업도시 울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컨벤션 효과에 더 주목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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