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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반구대 암각화, 도심으로 나오다버스정류장·문화재단CI·관광상품등
울산 곳곳에서 만날수 있는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앞당기는 계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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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6  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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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영진 문화부장

우리 회사 직원들은 출·퇴근길 마다 시간여행을 한다. ‘반구대 암각화’와 늘 마주치기 때문이다. 본사 1층(로비) 3대의 엘리베이터는 암각화에 등장하는 고래와 사슴, 호랑이, 선사인의 얼굴 문양으로 전면이 채워져 있다. 20년 가까이 이를 지켜봤지만 볼 때마다 그 조형성에 감탄한다. 몇가닥의 선과 단순한 점 만으로 대상의 특징과 절묘한 움직임을 어쩌면 저렇게 잘 표현했을까 탄복하게 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여닫히는 짧은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의 문이 스르르 열린 게 아닌지, 당찮은 상상까지 한 적도 있다.

회사 밖에서도 반구대 암각화를 만난다. 회사 앞 도로가의 시내버스 정류장이다. 정류장의 고래 그림은 울산시 남구에서만 볼 수 있다. 남구는 수년 전 고래관광도시를 표방하며 관내 모든 버스 정류장을 하늘색 부스로 교체했다. 부스 유리의 띠벽지 고래 그림은 그 때 붙여졌다.

어미 고래가 새끼 고래를 품에 안은 것인지, 등에 업은 것인지 분간하긴 어렵지만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미와 새끼 두 개체가 하나로 겹쳐진 그림이야말로 약동하는 생명력과 역동감의 일체다. 반구대 암각화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아이콘이다.

올해 초 출범한 울산문화재단이 지난 4월 비전 선포식을 가졌는데, 반갑게도 암각화 문양을 그 곳에서도 만났다. 울산문화재단의 CI(통합이미지)는 붉은색 사다리꼴이다. 비스듬한 기울기는 반구대 암각화의 경사도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그 속에 각인된 사람 얼굴 역시 암각화 속 선사인의 얼굴을 그대로 가져왔다. 선사인들이 반구대 암각화에 부족의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을 새겨 넣었듯 재단 또한 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지역문화발전에 헌신하고자 하는 소명을 새긴 것이다. 재단의 시도는 성공한 듯 보인다. CI를 보는 순간 그들의 메시지가 가감없이 전달된다. 최근 만난 로고 디자인 중 단연 으뜸이다.

올해 치러진 울산시의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도 한 예비사회적기업이 반구대 암각화를 모티브로 해 대상을 받았다. 보조배터리, 명함지갑, 열쇠고리, 탁상시계, 보석함, 텀블러 등 각종 제품마다 천연자개의 암각화 문양이 붙어있다. 무리지어 유영하는 고래 그림이 천연자개의 은은한 빛으로 한층 고급스럽게 다가온다. 부담없는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그만이다. 이들 제품은 다음 주 정식 개장할 원도심 관광안내소 ‘울산큰애기 하우스’(울산시 중구 문화의거리)에 이미 진열 돼 있다.

앞으로는 반구대 암각화를 도심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울주군이 ‘암각화를 이용한 도시디자인 학술용역’을 추진한다. 군을 대표하는 문양을 개발해 공공행정, 청사·시설물 등에 적용하자는 취지다. 일정 지역에 활용할 공공문양 표준안이 울산역사문화의 시발점인 암각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번 일이 답보상태인 대곡천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특정 지자체의 독자적인 행보로만 그칠 게 아니라 좀더 큰 그림을 그려나갈 민관합동 전담기관을 만들어 암각화의 보존과 홍보는 물론 이를 도시 전체에 활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임현철 울산시의원이 최근 제안한 ‘울산시 대곡천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및 보존·관리 등에 관한 조례안’이 그래서 더 주목된다. 가칭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의 설립과 지원을 위한 것으로, 대곡천 암각화군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다.

홍영진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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