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육박하는 신체조건...도핑 이력도 전혀 없어
경쟁자도 존경심 표현

▲ 우사인 볼트와 아사파 파월의 체격 비교. ESPN 홈페이지 캡처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의 시대는 끝났다. 하지만 세계 육상은 아주 오랫동안 ‘볼트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볼트는 14일(이하 한국시간) 폐막한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 동메달에 그쳤고, 400m 계주 결승에서는 허벅지 부상으로 레이스를 마치지도 못했다. 세계선수권 금메달 11개, 올림픽 금메달 8개를 거머쥔 ‘단거리 황제’ 볼트의 은퇴 무대는 초라했다.

그러나 모두가 볼트는 ‘역대 최고의 스프린터’로 인정한다.

볼트가 보유한 100m·200m 세계기록(100m 9초58, 200m 19초19)에 도전할 선수는 아직 없다.

미국 ESPN은 16일 볼트의 압도적인 신체 조건(키 1m98㎝, 몸무게 94㎏)과 볼트에 도전했던 선수들이 모두 금지약물 복용으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사례를 떠올리며 “볼트같은 스프린터가 다시는 탄생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볼트는 전성기 100m를 41~42보에 뛰었다. 큰 키를 이용한 넓은 보폭으로 다른 경쟁자보다 3보 이상 발을 덜 디디고도 100m 결승선을 통과했다.

탄탄한 근육으로 무장한 그는 순식간에 가속하고,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도 탁월했다.

ESPN은 “볼트는 누구보다 긴 보폭으로 걸음 수를 줄였고 엄청난 힘으로 속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트에 앞서 단거리를 제패한 칼 루이스(미국)는 볼트보다 3인치(7.6㎝)가 작고 30파운드(13.6㎏) 가벼웠다. 100m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선수들 모두 볼트보다 2인치(5.08㎝) 이상 작았다”고 덧붙였다.

런던 세계선수권 100m에서 우승한 뒤 3위 볼트 앞에 무릎을 꿇고 인사하는 세리머리를 펼친 저스틴 개틀린(35·미국)은 “1m98㎝의 볼트 옆에 서면 겁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육상은 지독한 약물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다. 볼트의 대항마로 나선 스프린터들도 죄다 ‘약물 이력’을 꼬리표로 달았다. 볼트가 ‘더 위대한 선수’로 불리는 이유다.

볼트는 누구보다 자주 도핑 테스트를 받았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금지약물 복용 의혹에 휩싸이지 않았다.

볼트의 마지막 대항마였던 개틀린은 우승을 차지하고도 야유를 받았다. 팬들은 볼트의 기록에 접근했던 다른 선수들도 ‘진정한 경쟁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남자 100m에서 9초5대 기록을 세운 선수는 볼트뿐이다.

9초6, 9초7대를 기록한 선수는 볼트 외에도 타이슨 게이(미국),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개틀린, 네스타 카터(자메이카), 모리스 그린(미국) 등 6명이 더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한 차례 이상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

개틀린은 볼트 때문에 더 큰 비난을 받았다. 그는 “볼트의 경쟁자는 프로레슬링을 하는 기분으로 산다. 모두가 볼트를 응원한다”며 “볼트를 응원하는 사람에게는 야유를 보낼 적이 필요하다”고 씁쓸하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개틀린도 볼트를 경외의 눈으로 바라봤다. 개틀린은 “볼트는 남자 단거리를, 육상을 넘어서는 ‘격이 다른 스포츠’로 만든 위대한 스포츠 스타”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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