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아 집무실 공개…기자들 “생각보다 넓지 않네요”
임종석 비서실장 “대통령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게 특징”

▲ 여민관 집무실에 방문한 기자들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제공]

 “생각보다 넓지 않은데요. 딱 일만 해야겠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17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도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다.

청와대가 ‘오픈하우스’ 형식으로 청와대 본관과 비서동인 여민관에 출입기자들을 초청한 것이다.

덕분에 평소 언론인 상주 공간인 춘추관에만 갇혀 있던 300명 가까운 출입기자들은 이날 3개 조로 나뉘어서 청와대 내부를 둘러봤다.

취재 때도 쉽게 들어가 볼 수 없었던 곳에 출입하게 된 기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곳은 단연 여민1관 3층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이었다.

여민관 집무실은 5월 24일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면서 당시 풀 취재를 들어갔던 기자들에게 잠시 소개된 적이 있지만 모든 기자에게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3층 입구에 마련된 검색대를 통과해 집무실 앞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은 문이 열리자 한 사람씩 안으로 들어갔다.

이에 맞춰 안쪽에서는 문 대통령이 집무실에 들어오는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했고 밖에 서 있느라 이를 미처 몰랐던 일부 기자들은 대통령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168.59㎡(51평)인 본관 집무실의 절반 정도인 87.27㎡(26.4평) 크기의 집무실은 이내 기자들로 북적거렸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집무실이 크지 않아서 ‘딱 일만 해야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여민관 전체가 업무공간으로는 좀 비좁다”면서 “비서실장 방도 좁고 회의실도 좁아서 일부는 경호동에 들어가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책상에는 참모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책들이 올려져 있었다.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다’는 기자들의 말에 문 대통령은 “보내온 책들인데 다 소화를 못한다”고 대답했다.

인사를 마친 기자들은 이내 문 대통령과 ‘셀카’를 찍으려고 몰려들었고 대통령은 흔쾌히 사진 촬영을 원하는 모든 기자의 요구에 응했다.

문 대통령의 집무실 한 층 바로 아래에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집무실이 있었다.

기자들을 맞이한 임 실장은 “(대통령의 집무실이 가까워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특징 같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창밖의 녹지원을 가리키고는 “여기가 뷰(경관)가 제일 좋다”면서 “(청와대 관람객이) 여기에 와서 사진을 찍고 본관에 가서 그런지 상당히 와글와글하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출입기자들은 이날 비서동인 여민 1∼3관을 모두 돌아보면서 평소 청와대 직원들이 근무하는 환경을 잠시나마 경험해볼 수 있었다.

다만 안보실은 소관 업무 특성상 이날도 기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근무 공간도 특별할 줄 알았지만 칸막이 안에 놓인 책상 위 모니터에서 근무하는 모습은 일반 직장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격무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그동안 전화취재에 응하지 않았던 일부 직원들은 기자들의 얼굴을 보고 쑥스럽게 웃으면서 “앞으로도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민관을 둘러본 기자들은 청와대 본관으로 향해 내부도 관람했다.

평소에는 쉽게 드나들지 못하는 곳이기에 기자들은 신기하다는 듯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본관과 여민관을 둘러본 기자들에게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주재한 간담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간담회에서는 국민소통수석과 대변인을 제외하면 평소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청와대 참모들과 출입기자들 사이에 편안한 분위기의 대화가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은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불가분의 관계”라며 “오늘 ’오픈하우스‘ 행사가 기자들이 청와대를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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