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대 울산녹색포럼 대표
전남의 작은 도시 순천은 순천만이 있고 순천만하면 국가정원이 떠오른다. 국가정원이 순천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이다. 순천만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것은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계기가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순천만은 빽빽한 갈대 숲, 광활한 갯벌, 흑두루미 등 철새가 날아오고 농게와 짱뚱어 등이 한데 어우러져 사는 세계5대 연안습지로만 알려져 있었다. 생태수도를 표방한 순천시는 순천만을 영구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심과 갯벌 사이의 완충지역을 확보하고 국제적인 정원을 조성하여 국제박람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당시 순천시는 인구 28만 정도의 중소도시로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기가 매우 버거웠고 국내 처음이라 제반 여건이 어려웠지만 순천시와 시민들이 혼연일체로 준비한 끝에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박람회 성공은 또 다른 과제를 주었다. 순천시는 박람회장 사후 활용방안으로서 국가적 지원 유치를 발빠르게 추진했다. 박람회 개최 1년 후에 순천만국가정원 영구개장 그리고 수목원 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공포를 거쳐 2015년 9월5일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을 선포하게 된 것이다. 순천만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됨으로써 관리·운영비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었고, 순천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정원관련 인프라 즉 정원지원센터 건립, 가든센터 및 소재산업 전시장, 정원산업 특성화 대학에서 인재 양성 등이 이루어졌다. 새로운 형태의 지역경제 발전 모델을 창출한 것이다.

순천만의 국가정원 지정은 울산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태화강대공원 국가정원 지정 프로젝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프로젝트는 울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으로 대통령 지방공약으로 반영돼 있다. 그런데 이 지방공약은 울산만이 아니다. 여러 시도에서 함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 경기도 안산, 전남 소록도와 담양 죽녹원 등이다. 이 시도에서는 야심찬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서귀포 일원 170㏊에 900억 원 투입계획, 안산시는 132㏊ 규모의 국내 최대 생태공원이 조성 계획을 발표했고, 전남은 소록도를 국가정원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을 지정받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태화강은 울산시 도심을 흘러가는 천혜의 생태자원이다. 유유히 흐르는 맑은 강물에 수많은 물고기들이 뛰논다. 십리대숲에는 여름에는 백로가 겨울에는 떼까마귀가 장관을 이룬다. 근래에는 무궁화 정원이 생겼고 봄꽃 대향연이 열리기도 한다. 우리 울산시민의 자랑이며 안식처가 바로 태화강 대공원인 것이다. 이 태화강 대공원이 재탄생하기 위해 국가공원으로 지정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울산시에서는 국가정원의 품격에 어울릴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재정비하고 생태·문화·산업을 아우르는 비전을 새롭게 제시하여야 한다. 정원시설의 정비와 확충 뿐 아니라 시민 스스로 정원을 만들고 도시경관을 가꿔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도록 해야 하며, 울산시의 고유한 정서와 전통을 고려한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과 연계하여야 한다. 즉 울산시민의 사랑을 받는 울산만의 고유한 모델을 산출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은 시의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시민들이 홍보에 적극 나설 때 성공할 수 있다. 제주도는 2007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자연유산 등재를 받기 위해 전 도민과 타시도에 있는 향우회에서 적극 홍보를 한 바 있다. 울산광역시는 그 시세가 순천이나 제주도보다 훨씬 강하다. 시민들이 적극 참여한다면 그 파급력은 대단할 것이다. 그리고 각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태화강과 관련한 행사가 대중매체에 소개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울산시와 시민들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으로 합심하여 노력할 때 태화강 대공원은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우리는 전 정부의 대통령 공약인 국립산업박물관 유치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 아픔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생태적으로 복원된 태화강을 국가정원으로 지정 받음으로써 시민들에게 활력과 자긍심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연계하고 그린오션으로 성장시켜 제4차 산업에 대비해야 한다.

김성대 울산녹색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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