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 입장만 피력…해결 ‘미지수’

▲ 지난 18일 신임 인사차 울산시청을 방문한 김종진 문화재청장(오른쪽)이 김기현 울산시장과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 김종진 문화재청장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 놓고
물 부족 문제 강조하는 市에
“해결되면 좋겠다”만 되풀이

■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산재모병원 무산 위기 관련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히 파악 못했다”고 답해

공공 국립산재모(母)병원과 반구대 암각화 보존 등 꼬일대로 꼬여있는 지역 현안사업을 관할하는 신임 중앙부처 수장들이 잇따라 울산을 찾았지만 원론적 이야기만 되풀이하며 울산시와 현격한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지난 18일 취임후 첫 지방 방문으로 울산시를 인사차 찾아 김기현 시장과 면담했다. 김 청장의 방문은 문화재청의 시급한 현안으로 거론되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을 놓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는 울산시와의 사전 교감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 논의는 지난달 20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이 울산시가 제시한 생태제방안을 부결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문화재청 출신의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김 청장은 소통을 강조하며 “열린 마음으로 반구대 암각화 문제를 풀어가자”며 “다양한 의견 제시와 상호간 소통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가운데)이 지난 18일 울산고용노동지청을 방문해 근로감독관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그러나 김 시장은 울산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다른 대안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시장은 “20년 다 돼가는 세월동안 수많은 토론을 했고 실험적인 방법을 시도하다 실패하기도 했다. 또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방안(생태제방안)도 번복됐다. 어떻게 하자는 건지, 계속 훼손되는 상태를 보자는 것인지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가뭄사태로 물이 부족한 게 현실로, 객관적으로 드러난 상황이다. 울산시민의 식수를 현재 100% 낙동강 원수에 의존하고 하루 1억6000만원씩 비용부담을 들이고 있다. 1년이면 수백억원이나 되는데 이를 지방정부에 맡겨놓고 무조건 물 부족이 아니라고 하는 근거는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청장은 “반구대암각화는 다른 문화재와 다른 소중한 가치를 갖고 있다. 생각을 다시 해보고 어떻든 간에 뭔가 발전적인 방향이 있으면 같이 찾아보고 노력을 해서 어떻게든 해결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되풀이했다.

국립산재모병원 건립사업의 주관부처인 고용노동부 김영주 장관도 이날 취임 후 첫 행선지로 울산을 찾아 김 시장과 면담을 가졌지만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앞선 정부의 대선공약인 ‘국립산재모(母)병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혁신형 공공병원’과 충돌하면서 무산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시장은 공공 산재모병원 건립과 관련 “울산은 자동차·조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이 집적해 있으나, 산업재해에 대한 의료시설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산재 노동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공공 산재모병원 건립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김 장관은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산재모병원에 파악하지 못했다.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 장관은 울산고용노동지청(이하 울산지청)과 부산고용노동청을 찾아 노동현장에서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사관계 안정 등을 담당하는 근로감독관들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과 그에 따른 현식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 장관은 울산지청 근로감독관들과의 간담회에서 노동현장에서 뿌리 뽑아야 할 3대 과제로 ‘임금체불’ ‘산재사고’ ‘부당노동행위’를 꼽고, 근로감독관의 역할을 강조하며 “근로감독관들이 인력부족과 과중한 업무 등의 어려움 속에서 애쓰고는 있지만 현장에서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근로감독관제의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환·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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