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000수 규모 친환경 농장...하루 1만3000여개 계란 생산

▲ 지난 17일 경북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의 한 계란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가운데 18일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해당 농장의 계란 판매점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3만5000수 규모 친환경 농장
하루 1만3000여개 계란 생산
농장주 삼산서 도매상 운영
지역 농협 하나로마트 5곳
중구 5·남구 1 등 11곳에 납품

살충제 성분 중 하나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경북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의 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 울산지역에도 대량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농장주가 식용란 수집판매업을 겸해 경주에는 농장을, 울산 남구 삼산동에는 도매점을 각각 운영하면서 ‘황금계란’이라는 브랜드로 울산에 계란을 대량 유통했지만, 농장과 도매점이 다른 행정구역으로 나뉘다 보니 지자체에서 정확한 판매처나 그동안 판매량 등을 파악하는데 애로를 겪고있다. 특히 이 농장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장으로 드러났다.

◇농장은 경주…도매상은 울산에

20일 울산 남구청과 지역 계란도매상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경주 외동읍 모화리의 황금농장에서 생산된 계란 상당수가 울산지역에 직접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농장은 3만5000수 규모의 친환경계란 농장으로 하루 1만3000여개의 계란을 생산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결과 이 농장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0.018㎎/㎏ 검출됐다. 이 농장의 난각코드는 ‘14황금’으로 경주에서는 이 농장에서만 살충제 성분 검출로 인한 부적합 판정을 받아 17일 경주시와 울산시에 각각 통보됐다.

이에 따라 반품·회수처리를 위해 유통처 파악이 중요하지만 농장과 도매점이 각각 다른 행정구역에 있어 울산시와 관할 구청에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이 지금까지 파악한 결과 해당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은 대부분 울산지역에 직접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현재까지 원예농협, 중울산농협 본점·무룡점, 농소농협 본점·신천점 등 하나로마트 5곳을 비롯해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 소매점과 식자재마트 5곳, 중구 소재 식자재마트 1곳 등 11곳에 납품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울산지역 5개 하나로마트측은 이미 판매된 계란에 대해서는 전량 반품·회수조치하고, 이번 사태 이후 해당 황금농장과 거래를 해지할 방침이다. 남구지역 5곳과 중구지역 1곳도 18일 오전 전후로 판매를 중단하고 반품조치해 지금은 이들 매장에서 문제의 ‘황금계란’이 판매되지 않고 있다.

◇18일 오전까지 판매…판매처 늘어날 가능성도

하지만 해당 농장주가 수차례 농장과 도매점 운영상황이나 판매처에 대해 말을 번복하고 있어 판매처 파악에 더욱 혼선을 빚었다.

실제로 농장주는 18일 오전까지는 경주에 위치한 하나로마트 2곳, 울산의 하나로마트 5곳에만 납품했다고 밝혔지만, 추가로 남구 삼산동 인근 5곳, 중구 1곳 등 판매처가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해당 농장주가 도매점을 겸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울산 남구청에서만 경주 농산물품질관리원이 확보한 해당 농가의 장부자료를 입수해 18일 오전부터 관내 전통시장과 대형판매점을 중심으로 현장 조사에 나섰다.

남구청은 울산시의 조사 지시와 시민 제보를 바탕으로 경주의 해당 농가와 농식품부가 발표한 살충제 성분 부적합 31개 농가를 포함해 조사를 벌였다.

이 결과 “시중에 유통된 계란 가운데 경주 해당 농가를 제외한 부적합 농장의 계란은 없었고, 경주 농가의 계란은 일부 소매점과 식자재판매점에 유통됐으나 18일 오전 모두 수거·반품 처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의 계란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구의 전통시장 식자재마트에서 18일 오전까지 경주 농가의 계란이 판매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남구외 타 구·군의 식자재마트·소매점 등으로 해당 농가가 삼산동의 도매점을 통해 계란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농가의 계란이 울산에 유통됐다면 판매처에 통보를 하고 회수 조치를 한다. 일단 중구·울주군의 식용란 수집상에서는 해당 농가와 거래한 업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소매점이 해당(남구) 식용란 수집상을 통해 거래를 했을 경우에 대해서는 “시로서는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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