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는 MBC 정상화를 위한 MBC 아나운서들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재은 아나운서가 동료 아나운서인 김소영 아나운서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SNS캡처.

이재은 아나운서가 눈물을 펑펑 흘렸다.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는 MBC 정상화를 위한 MBC 아나운서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범도·이재은·신동진 등 MBC 파업 아나운서 27인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작 거부에 이어 김장겸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과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이재은 아나운서는 “지난 5년간 11명의 선배들이 그토록 사랑하던 회사를 쫓기듯 떠나고, 11명의 선배들이 마이크를 빼앗기고, 마지막으로 내 하나뿐인 동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슬픔을 넘어 자괴감과 무력감, 패배감 때문에 괴로웠다. 나뿐 아니라 남아있는 아나운서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서 우리가 돌아갈 자리를 열심히 지키면 된다는 선배님 말씀대로 자리를 지키고 실력을 키우고 회사가 나아지길 기다리면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나도 전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사무실 빈자리는 더 많아졌고 상처는 깊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를 진행하는 동료 아나운서들은 늘 불안했고 마음 졸였다. 오늘 큐시트에는 어떤 뉴스가 있을까 두려웠다. 확신을 가지고 사실을 정해야 하는데 이미 방향이 정해져 있는 뉴스, 수정하고 싶어도 수정할 수 없는 앵커 멘트를 읽어야 했다.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게 만들었다”며 “뉴스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나운서들은 뉴스에 들어가게 될까봐 두렵고 무서웠다. MBC 뉴스를 하는게 자랑이고 명예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멍에가 되어버렸다”고 전했다.

이날 이재은 아나운서는 김소영 아나운서를 언급하며 “저의 동기는 누구보다 실력있고 유능한 아나운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뉴스투데이’에서 갑자기 하차하게 된 이후로 무려 10개월 동안 방송을 할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배제 당했고 결국 떠밀리듯 회사를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속 섭외가 들어오는데도 방송하지 못하고 벽만 보고 있다 떠나야 했던 내 동기 김소영 아나운서”라는 말 끝으로 눈물을 쏟아냈다.

한편 MBC 아나운서 27인은 지난 18일 MBC 정상화를 위한 업무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예능국 PD들도 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MBC에 다시 한 번 파업 사태가 일어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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