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니어골프협 권유 받고...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 개최
韓여자선수 예선없이 3명 출전

▲ 한국 골프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박세리가 올해부터 미국에서 주니어 대회를 연다. 사진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치코의 뷰트 크리크 컨트리클럽에서 사흘 동안 열리는 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을 앞둔 박세리. 연합뉴스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명문 대회로 키우고 싶죠. 이제 시작이니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아죠.”

한국 골프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박세리(40)가 올해부터 미국에서 주니어 대회를 연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치코의 뷰트 크리크 컨트리클럽에서 사흘 동안 열리는 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을 앞두고 현지에서 만난 박세리는 “꿈이 하나씩 이뤄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세리’라는 이름 석자를 내걸고 치르는 대회는 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세리컵 주니어 대회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 열린다.

하지만 세계 골프의 중심인 미국에서 ‘박세리’라는 이름을 내건 대회를 여는 건 ‘골프 여왕’ 박세리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박세리는 “선수라면 누구나 자기 이름으로 대회를 여는 게 꿈이다. 내가 선수 생활을 했던 미국에서 내 이름을 걸고 대회를 한다니 기대가 더 크다”고 밝혔다.

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 주최자로 나선 것은 지난해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의 제안이 계기가 됐다.

미국 주니어 골프 발전 방안을 고민하던 AJGA가 박세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박세리는 “더 문호를 개방해 국제화하라”고 조언했다.

AJGA는 아예 박세리에게 대회 주최를 권유했고, 이미 국내에서 대회를 주최하고 있는 박세리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박세리가 주최자로 나서면서 한국 여자 선수 3명은 예선을 거치지 않고 출전하게 됐다.

국내 주니어 선수들은 AJGA 대회 출전 기회가 거의 없다. 박세리는 내년에는 한국 선수 출전을 늘릴 생각이다.

또 중국, 독일, 체코 등 모두 9개국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도 주최자 박세리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어릴 때부터 다른 나라 문화와 환경을 배우고 이해하고 친구가 되는 무대로 만들고 싶었다”는 박세리는 “내가 겪어보니 프로 무대에 와서는 늦더라”고 말했다.

박세리는 “사실 선수로 뛸 때는 몰랐는데 은퇴를 앞두고 투어를 보면서 내가 가진 국제적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걸 자각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내가 주니어 선수들에게 롤모델이더라. 그걸 자각하니 책임감도 생겼다”고 털어놨다.

책임감은 자연스럽게 주니어 선수들에게 더 나은 대회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어졌다.

박세리는 지난해 은퇴 이후 골프 대회 주최자, 골프 중계방송 해설가, 그리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 감독 등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박세리는 “셋 다 흥미진진하고 잘하고 싶지만 그래도 제일 관심이 많고 더 집중하고 싶은 분야는 바로 대회 주최자 역할”이라면서 “아놀드 파머나 잭 니클라우스가 주최하는 대회처럼 내 이름을 내건 대회를 최고의 대회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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