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0㎜ 예보에 고작 1㎜ 내려
가뭄 시달리던 울산시민 분통
장마철 내내 맞지 않는 예보로
위성까지 띄우고도 불신 가중
감사원, 미진한 기술개발 지적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7월4일께. 기상당국은 7월6일 오후부터 7일 오후까지 장마전선의 영향에 따라 부·울·경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당시 기상청이 예상한 강수량은 30~80㎜ 상당. 하지만 실제 지난 6일과 7일 울산지역에 내린 비는 고작 1㎜였다. 당시 주말 내내 내린다던 비도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오랜 가뭄과 폭염으로 고통받던 울산시민들은 장마철 내내 기상청의 맞지 않는 예보에 혼란과 분통을 터뜨렸다.

기상청의 강수유무 예보 적중률이 절반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리안위성 1호의 관측자료 활용 기술개발을 소홀히 해 설계수명 7년이 다하도록 한반도 예보에 써먹지도 못하는 사이 국민들의 기상청 예보에 대한 불신만 커져갔다.

22일 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2~2016년) 간 기상청의 예보를 분석한 결과 기상청의 강수유무 적중률은 46% 수준으로 나타났다.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한 5193회(244개 관측지점 연평균) 중 실제로 비가 온 경우는 3228회(62%)에 불과했다. 비가 오지 않은 경우는 1965회(38%)였고,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하지 않았으나 비가 온 경우도 1808회에 달했다.

낙제점 수준의 국가 기상당국의 기상예보 원인에 대해 감사원은 기상청의 미진한 기술개발을 꼽았다.

감사원은 기상청이 지난 2010년 6월 한반도 기상관측 자료를 수치예보모델에 활용하기 위해 ‘천리안 1호 위성’을 발사, 운영하고도 관측된 위성자료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제대로 개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사원은 기상청이 지구 전체 대상의 ‘전지구예보모델’에 대한 기술을 확보했음에도, 정작 한반도 기상을 예측하는 ‘국지예보모델’ 기술은 확보하지도 못하고 지난 6월 설계수명 7년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내년에 발사될 천리안위성 2호의 관측자료 활용기술 개발계획 역시 기상청이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앞으로 천리안 위성의 관측자료를 수치예보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위성 관측자료의 활용기술 개발업무를 철저히 하고, 신규 해외위성의 관측자료 수집이 지연돼 수치예보에 제때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기상청에 주문했다.

한편, 울산은 22일 오전 10시30분을 기해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날 울산은 11시51분께 낮 최고기온이 32.3℃까지 올랐다.

울산기상대는 이날 열대야 현상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30℃가 넘는 무더위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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