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반품문의 빗발…판매량 ‘뚝’

김밥·제과점도 매출 급감 ‘한숨’

▲ 살충제 계란으로 인해 울산지역 대형마트의 계란 판매가 크게 줄었다. 22일 북구 진장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계란을 고르고 있다. 메가마트 제공
울산지역에도 인근 경주에서 생산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이 대량 유통된 사실이 확인되면서(본보 8월21일자 1면, 22일자 1면 보도) 지역 소비자들의 불신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계란의 반품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계란 판매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김밥전문점과 제과점 등도 영향을 받는 등 여파가 사그라 들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22일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에 따르면 15일 이전에 유통된 경주 황금농장의 계란(황금란) 가운데 19~21일까지 3일간 1600개가 회수됐다. 울산 농소농협의 하나로마트 두 곳에서도 15일부터 이날까지 회수된 황금농장 계란은 270여개 정도다. 황금란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반품 문의가 계속돼 원예농협에서는 20일부터 이날까지 문의전화가 20통 가량 빗발쳤다.

울산시는 지난 7월1일부터 8월14일까지 울산에 유통된 황금란 41만4000개 가운데 회수된 14만4000개와 20일까지 추가로 회수된 1만305개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량은 소비자가 먹었거나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후에도 추가로 살충제 성분 검출이 확인된 농가의 계란이 울산으로 유통되는지 구·군을 통해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황금농장의 계란 도매점에 대해서는 해당 업주에게 책임을 물을 소지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계획이다.

계란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계란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이마트 울산점은 살충제 계란 문제가 불거진 15일부터 21일까지 식용란 매출이 38.6% 하락했다. 이마트는 납품된 계란 가운데 살충제 불검출이 확인된 계란을 판매한다는 안내문구까지 써붙였지만 판매 하락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메가마트 울산점도 같은 기간 식용란 매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올해 초까지 계란 판매에 영향을 미쳤던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때는 물량 부족으로 계란 가격이 1만원을 넘나드는 등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지금은 오히려 소비가 줄다보니 물량이 남는 상황이다.

마트 관계자는 “AI는 소비자들이 오랜기간 경험으로 인해 익혀먹거나 조리하면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해 소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이번 살충제 계란은 소비자들도 처음 겪는 일이다보니 안전에 대한 우려로 조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계란을 많이 사용하는 김밥전문점과 제빵업계도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김밥 전문점은 막바지 휴가철과 벌초철을 맞아 단체 주문이 많은 시기지만 계란 소비 위축으로 대량 주문 문의도 없는 상황이다. 일부 김밥 전문점에서는 아예 계란을 뺀 김밥을 손님들에게 내놓기도 했다.

울산 남구 신정동의 김밥전문점 업주는 “AI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안좋다. 지난주부터 매출이 평소보다 20% 가량 줄었다. 주말이면 가족 나들이객이나 간단하게 한끼를 때우려는 손님들이 많은데 지난 주말에는 손님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계란 소비가 많은 제과점도 살충제 계란으로 인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 남구 야음동의 한 제과점도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매출이 평소보다 30% 이상 하락했다. 이 업소의 업주는 “매장 안에 사용하는 계란이 안전하다는 검사서를 붙여놓고 영업하고 있지만, 걱정을 많이 하는 소비자들은 아예 구매를 하러 오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동네 슈퍼마켓 등 소매점과 식당의 계란 수요가 줄면서 이들 업소에 계란을 납품하는 울산지역 식용란 수집상도 매출이 급감했다.

남구 무거동의 식용란수집상 업주는 “일부 계란이 문제가 된 이후 계란 소비가 급격이 줄다보니 안전한 계란을 판매하는 울산지역 수집상들도 매출 하락으로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다. 소매점은 아예 주문이 없는 상황이고, 식당에서도 물량을 줄여 매출이 평소대비 70%나 줄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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