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거 한달째 늦어지자 인근주민 불안감 고조

▲ 22일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의 한 주택가 전봇대 꼭대기에 매달린 말벌집의 모습. 벌집이 한 달째 제거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울주군 한 주택가 전봇대에 축구공 만한 말벌집이 한 달째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울산 온산소방서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청량면 덕하시장 옆 주택가에 있는 전봇대 꼭대기에 말벌집이 매달려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소방대는 벌집을 제거하려 했지만, 10m 정도 되는 높이의 전봇대가 고압선과 연결돼 있어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한전 측에 상황을 통보했다. 한전은 빠른 시간 내에 제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마땅한 제거 방법을 찾지 못해 애로를 겪고 있다. 벌집이 매달린 전봇대가 주택가 한가운데 있어서 긴 작대기 등을 이용해 벌집을 땅으로 떨어뜨려 제거하는 방법이 여의치 않다. 또 가까이 접근해 말벌을 쫓아낸 뒤 벌집을 떼어내 봉투에 담아 제거하는 방법도 2만2900V의 특고압선 때문에 위험하다. 제거 작업이 한달째 늦어지면서 8월 독성이 더 강해진 말벌이 더욱 늘어나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말벌집에 인접해 거주하는 주민들은 “한전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벌집 제거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며 “창문이라도 열려 있으면 집 안까지 말벌이 들어와 쏘일까봐 겁이 난다”고 밝혔다. 또 “축구공 크기의 벌집 안에 얼마나 많은 말벌이 있을지 몰라 주변을 지나다니기 무섭다”며 “행여 바람이 세게 불어 벌집이 땅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고 걱정했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이 당장 불편을 느끼고 있는 만큼 현장에 다시 직원을 보내 안전하게 제거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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