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0%나 급감 경영난 심화...교대휴무·급여도 대출로 충당

매출 40%나 급감 경영난 심화
교대휴무·급여도 대출로 충당
3·4차 협력업체는 더욱 심각
자동차산업 최대 위기 지적도
기아車 통상임금 소송도 촉각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이 올 들어 중국시장 판매급감에다 노조 파업까지 겹치며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으며 한숨이 커져만 가고 있다. 특히 영세한 부품업체들은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까지 내몰리고 있다.

울산 북구 효문동의 자동차시트 관련 부품업체 A사는 요즘 전체 10명의 직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쉬고 있다. 1차 협력사에 납품을 하고 있는 이 업체는 모기업인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주문량이 크게 줄면서 어쩔수없이 교대 휴무를 시행하고 있다. 업체 대표는 “월요일에는 전체 다 쉬었는데 이달 들어서만 전체 휴무를 4일이나 했다. (현대차)파업으로 매출이 40% 가량 줄어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곳뿐 아니라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의 사정이 비슷하거나 일부 영세한 3·4차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할 만큼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북구 매곡산단의 또 다른 부품업체 대표는 “이달 직원월급은 은행에서 2000만원을 대출해서 줬는데 다음달은 어떻게 마련할지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차 노조가 매년 파업을 할때마다 협력업체들은 모기업에서부터 1~4차 협력업체로 내려올수록 매출 손실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현대차는 올 들어 중국시장에서 사드 갈등 영향 등으로 판매가 반토막 났다. 상반기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30만1000대로 전년동기대비 42.4%나 급감했다. 특히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는 현대차에만 그치지 않고, 중국에 동반진출한 부품업체들까지 동반 위기로 내몰고 있다. 현지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100여곳이 넘는 중견 부품업체의 중국 공장가동률이 60%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국산차 수출량(132만1390대)은 2009년(93만8837대) 이후 최저 수준이고, 중국 시장 판매는 사드 갈등 등 여파로 1년 전보다 40% 이상 급감했다. 결국 내수·수출·생산이 2년 연속 뒷걸음질하는 가운데 강성 노조, 통상임금 소송까지 겹쳐 세계시장에서 생존력 자체를 잃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를 가리는 기아차 통상임금 선고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울산·경주지역에만 현대·기아차 1·2차 부품업체 300여개사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가 파업수위를 높이자 부품업체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현대차 노조의 평일 부분파업과 주말 특근거부로 2만4000여대 생산차질과 매출손실 4900여억원이 발생한 가운데 노조는 23일 다시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추가 파업여부를 결정한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22일 열린 ‘자동차산업 진단과 대응을 위한 간담회’에서 “자동차산업이 30년간 지속된 대립적 노사관계와 최고의 인건비 부담 등으로 경영환경이 극도의 어렵다”며 “한국 자동차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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