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흑인 당원, 탈당 검토…“도덕적 권위 손상돼”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백인 우월주의 등 극우세력에 의해 초래된 버지니아 샤러츠빌 유혈사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부 흑인 공화당원 사이에서 ‘도덕적 딜레마’가 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샬러츠빌 사태를 놓고 극우세력과 맞불세력에 대해 양비론을 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 여부를 고심하는 흑인 공화당원이 있다는 것이다.

NYT는 흑인 공화당원 10여 명과 인터뷰를 한 결과 이들이 지난 수십 년간 인종주의 주장에 맞서 공화당을 방어해 왔으나, 지금은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느냐는 어려운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공화당이 인종주의를 신봉하는 공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흑인 공화당원들 가운데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고 일부는 공화당 탈당을 고려하고 있다.

미 상원에서 유일한 흑인계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덕적 권위가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유세 기간 “나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고 지칭했던 그레고리 치들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생명유지 장치를 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주택도시개발부에서 고위 참모로 일했던 흑인 공화당원 셔미클 싱글레톤은 지지를 완전히 접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계속 희망을 품기 어렵다”면서 “분열된 나라에선 건강보험이나 경제 등 복잡한 정책 이슈에 집중하는 것도, 인프라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강경 우파인 스티브 배넌이 백악관 수석전략가에서 경질된 이후에도 흑인 공화당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샤러츠빌 사태에 대한 언급과 인종주의에 대해 논쟁적 태도를 취해온 것을 스스로 돌이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설령 트럼프 대통령이 용서를 원한다면 먼저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문은 여전히 많은 흑인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지지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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