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찰사진에 등장…SLBM 발사 ‘간접 위협’ 의도 분석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23일 게재된 김정은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사진에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미사일 설명판(붉은 원)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화성’ 계열 미사일 설명판도 보여…일부 전문가 ‘화성-13’ 가능성 제기

북한이 23일 아직 시험발사를 통해 공개하지 않은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북극성-3형’ 관련 정보를 관영매체를 통해 노출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사진에는 관계자들과 대화하는 김 위원장의 오른쪽 벽면에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설명판이 붙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설명판에는 북극성-3형 미사일의 구조 등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종류의 그림도 그려져 있다.

북극성-3형 미사일과 관련된 내용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23일 게재된 김정은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사진에서 김정은이 갈색의 원통 모양 물체 옆에 서 있다.

북한은 고체연료 기반인 SLBM과 이를 개조한 지대지 미사일에 ‘북극성’이라는 이름을 붙여왔다.

지난해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올해 2월에는 이를 지대지로 개조한 ‘북극성-2형’을 발사했다.

일단 ‘수중전략탄도탄’이라는 표현으로 미뤄볼 때 ‘북극성-3형’은 지대지 미사일이 아닌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신형 SLBM으로 추정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직경을 늘린 신형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SLBM의 발사 플랫폼을 개조하는 시간이 (앞 미사일 발사 후) 통상 1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신포 일대 위성사진 분석 등을 근거로 북한이 SLBM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성능을 개량한 SLBM 발사에 곧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보도를 통해 간접 위협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같은 사진의 왼쪽 벽면에는 ‘화성’ 계열의 미사일 설명판도 눈에 띈다.

설명판의 숫자가 정확히 식별되지는 않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3형’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설명판에 그려진 미사일 도면에는 추진체가 2단 또는 3단으로 분리되는 모습도 나타나 있다.

북한은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ICBM인 KN-08(미국식 명칭)에 ‘화성-13형’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그 개량형인 KN-14를 선보인 바 있다.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오늘 공개된 장소(화학재료연구소)는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하는 곳”이라며 “북한이 고체연료 ICBM 개발 의도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미사일 탄두와 고체연료 엔진 분출구 재료로 ‘3D 탄소’가 이용된다고 언급하면서 “3D 복합재료뿐 아니라 4D(복합재료)도 빨리 개발하여야 한다”는 김정은의 발언 자료도 사진으로 노출했다.

이는 3차원 직물인 3D탄소보다 강도가 높은 소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관련사진을 노출한 북한의 의도와 관련,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남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능력이 고도화될 것‘이라는 위협과 엄포로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한미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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