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상호 협정 결과…젊은층 위주 브리즈번 도착

▲ 표류하는 미국행 쿠바 난민들.

호주 정부가 미국과의 상호 난민 교환협정에 따라 쿠바 출신 난민 17명을 받아들였다.

호주 정부는 배로 자국을 찾아오는 난민들을 절대로 수용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협정에 따라 배로 미국을 찾았던 쿠바 난민들을 넘겨받았다.

호주 이민·국경보호부 대변인은 23일 “이들 난민은 호주 정부의 심사를 받았고 난민 및 인도주의적 비자 적용 대상으로 판정받았다”라고 호주 언론에 말했다.

호주 당국은 이들이 미국과의 협정에 따라 처음으로 호주에 도착한 일행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쿠바 난민 중 한 명인 알렉산더 베르가라 로페스는 “호주는 매우 자유로운 곳”이라며 “꿈만 같다. 우리는 모두 매우 행복하다”라고 가디언 호주판에 말했다.

이들 난민은 주로 20대와 30대 남성으로, 지난달 31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도착했다.

이들 쿠바 난민은 지난해 5월 스스로 만든 뗏목을 타고 미국 플로리다 키스 제도의 한 등대에 도착했으나 미국 내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미국 법원 판결에 따라 1년 이상을 쿠바 관타나모의 미국 해군기지에서 보냈다.

이들이 당시 미국 영토에 도착한 곳이 묘하게도 해수면 아래 1.5m의 암초 위에 세워졌던 등대였던 만큼 이 등대가 미국의 소위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에 적용되는지를 놓고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자국으로 들어오려던 쿠바인들이 해상에서 붙잡히면 본국으로 돌려보내되, 미국 땅에 발을 들여놓으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정책을 놓고 쿠바 정부는 많은 자국민이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을 시도한다며 강한 거부감을 보였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퇴임 전 이를 폐기됐다.

한편, 호주 정부는 지난해 11월 당시 오바마 정부와 난민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호주가 파푸아뉴기니와 나우루공화국 내 자국 역외시설에 수용 중인 난민 중 약 1250명을 미국으로 보내고, 남미 출신 난민들을 미국으로부터 받는 내용이다.

올 1월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이 협정에 대해 ”바보 같은 협상이었다“다며 폐기 가능성마저 시사해 호주 정부를 바짝 긴장시켰으나, 결국 존중하기로 한 바 있다.

현재 미국 관리들은 호주의 역외시설 수용민을 상대로 난민으로 받아들일지 결정하기 위해 심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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