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운영 ‘5·18 택시운전사’ 100명 넘게 이용

“제가 외지 승객에게 5·18의 진실을 알리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 김사복이 된 느낌입니다.”

지난 22일부터 광주 송정역, 광주시청, 옛 전남도청, 금남로 등지를 운행하는 ‘5·18택시’가 화제다.

영화 ‘택시운전사’ 흥행과 함께 전국에서 광주를 찾아오는 외지 탐방객을 위해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이 무료로 운영하는 ‘5·18택시운전사’ 차량이다.

택시를 타고 운전사의 해설을 들으며 국립 5·18민주묘지, 옛 광주MBC사옥, 옛 적십자병원, 금남로(옛 도청∼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 5·18 역사 현장과 영화 속 장소를 돌아보는 탐방 프로그램이다.

애초 택시 5대로 시작했으나 탐방 프로그램에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몰려들면서 광주와 5·18에 대한 해설이 가능한 개인택시 기사 2명을 추가로 선정해 총 7대의 택시를 운행 중이다.

25일 현재 ‘5·18 택시운전사’를 이용한 승객은 총 51팀 115명으로 서울·춘천·이천·용인·부산 등 다양한 지역의 시민이 함께했다.

이들 택시운전사는 ‘5·18 택시’의 주인공이자 영화 ‘택시운전사’의 김사복처럼 5·18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주인공은 한진수(57)·송형섭(56)·정봉섭(53)·김일수(55)·김진웅(57)·조성수(66)·남영관(56) 씨 등 7명이다.

이들은 1980년 5월 당시 직·간접적으로 겪거나 목격한 아프고 참담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당시 택시운전사였던 조성수씨는 “택시 운전을 시작하고 3개월 만에 일어난 5·18민주화운동 당시 대인동에서 군인들이 대검으로 사람을 무자비하게 찌르고 때리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았다”며 “위르겐 힌츠페터가 5·18을 세계에 알린 첫 외신기자였다면 5월 21일 이후에는 곳곳에서 많은 외신기자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던 남영관 씨는 시민군에 가담해 활동하다 롯데백화점 앞쪽에서 군인에게 붙잡혔다.

친구들과 함께 당시 시청(현 구 시청 음식문화의 거리) 지하실로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하다가 상무대 영창(현 5·18 자유공원)으로 옮겨져 풀려났다.

남씨는 “그때 상황이 너무나 생생하고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김일수 씨는 “서울에서 온 손님이 옛 전남도청에서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주먹밥을 먹고 나서 ’영화에서 송강호가 5·18현장을 버려두고 서울 올라가는 길에 들른 국숫집에서 주먹밥을 먹으며 느꼈던 그 복잡한 감정을 알 것 같다‘고 하더라”며 “그 말을 들으니 절로 힘이 나서 더 열정적으로 설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5·18택시운전사’를 이용한 한 승객은 개인 블로그에서 “4시간 동안 위르겐 힌츠페터가 되어 나만의 김사복과 함께 5·18 현장을 꼼꼼히 둘러보며 직접 몸으로 그날의 현장을 느꼈다”며 “이 프로그램이 지속해서 운영돼 광주를 방문하는 외지인에게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감상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5·18 택시운전사’는 오는 9월 3일까지 다른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2∼4시간 걸리는 2개 코스를 1일 14회 무료 운행한다.

이용하고 싶은 외지 방문객은 1∼4명 단위로 날짜와 시간을 정해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택시 이용 가능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