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망 통해 임직원에 메시지…“사상초유의 위기, 참담한 심경”

▲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28일 이재용 부회장의 실형 선고와 관련, 비상한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경영진이 앞장서겠다면서 임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사내망에 올린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 부회장이 지난 25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것을 언급한 뒤 “여러분 모두 상심이 크실 것으로 생각한다. 저희 경영진도 참담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고 삼성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또 ‘1심의 법리 판단, 사실 인정 모두에 수긍할 수 없다’면서 항소 의사를 밝힌 변호인단의 반박도 전하면서 “불확실한 상황이 안타깝지만, 우리 모두 흔들림 없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자”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 회사가 처해 있는 대내외 경영환경은 우리가 충격과 당혹감에 빠져 있기에는 너무나 엄혹하다”며 “사상 초유의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지금까지 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경영진이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 서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자 DS(디지털솔루션) 부문장인 권 부회장은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이후 삼성전자의 경영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대내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사실상 ‘총수 대행’ 역할을 맡고 있는 이 부회장이 이날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은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자칫 내부 동요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에 이 부회장의 1심 실형 선고로 ‘총수 부재’ 상황이 최소한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자 그룹 내부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은 상태라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했다.

한 직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도 당혹스럽지만 삼성에 대한 여론이 이렇게까지 부정적이었나 싶어 더 놀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부회장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자’고 밝힌 것은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항소심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오전 7시께 권 부회장의 메시지가 사내망에 오른 직후 임직원들은 이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약 3시간만에 ‘추천’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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