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은 압박·중러는 대화강조…北 추가도발이 변수

북한의 지난달 29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발사 이후 새로운 유엔 대북제재 추진 문제를 두고 한미일 3국과 중국, 러시아 간의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추가제재를 적극 거론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한국도 보조를 같이하고 있지만, 중국·러시아는 ‘대화 우선’ 기조를 분명히 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29, 30일 연속으로 정상간 통화를 하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더욱 엄격한 신규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은 분명히 지적하면서도 신규 제재보다는 대화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1일 “중국과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북한이 지난달 29일에 쏜 것이 IRBM이니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과는 다른 것 아니냐는 입장 같다”며 “중·러가 신규 안보리 제재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고위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지금 (신규 제재 추진 여부를 놓고)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중·러와 첨예하게 각을 세워가며 현 단계에서 안보리 제재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추가 ICBM발사 등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의 태도를 당분간 지켜보며 전열을 가다듬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북한의 추가 도발 여부가 향후 정세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자신들의 정권수립 기념일(9일)을 전후로 일각에서 제기되는대로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나 6차 핵실험 등 ‘전략 도발’에 다시 나선다면 미국은 대북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 차단 등 남은 고강도 추가 제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고, 중·러의 미온적 입장도 바뀔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면 북한이 특별한 도발 없이 ‘조용히’ 넘길 경우 6자회담 참가국들의 정상 또는 외교장관이 집결하는 이달 중하순 유엔 총회를 계기로 모종의 외교적 해법 모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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