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미 조치 분석 뒤 대응 발표할 것”…‘외교전쟁’ 악화일로

▲ 미·러 외교전쟁 격화 (PG)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미국 외교관 추방 조치에 맞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등 미국 내 러시아 외교시설 3곳을 폐쇄 조치했다.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샌프란시스코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워싱턴DC 대사관 부속건물, 뉴욕총영사관 부속건물 등 3곳을 9월 2일부터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러시아가 지난 7월 말 러시아 내 미 공관 직원 1000여 명 가운데 3분의 2를 축소하라며 미 외교관을 대거 추방 조치한 데 대한 대응이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번 조치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주도한 상호주의에 입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의 공관 직원 축소 요구는 부당하고 양국관계에 해로운 것”이라고 비판한 뒤 “미국은 러시아 정부가 결정한 미 공관 직원 축소를 완전히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양국이 상대국에 각각 3곳씩 같은 수의 총영사관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시베리아 도시 예카테린부르크·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러시아는 미국 휴스턴·시애틀·뉴욕에 각각 총영사관을 유지할 것이란 설명이었다.

국무부는 폐쇄 조처되는 러시아 외교시설 3곳이 러시아의 자산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시설들에서 외교·영사 업무를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조치에 대해 미리 통보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러-미 양국관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러시아는 새로운 미국의 제재 조치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 조치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은 공관 폐쇄 조치와 관련 “지난 한 해 동안 1만 6000명 이상의 미국인에게 관광 비자를 발급했다”면서 “공관 폐쇄로 비자 발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북한 문제와 시리아 사태 등 국제이슈에서 숱하게 충돌한 미·러 양국은 지난해 1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들어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면서 관계가 악화하기 시작했다.

이어 미 의회가 지난 7월 러시아 추가 제재법안을 처리하자,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 주재 미국 외교공관 직원 수를 미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및 기술요원 수와 맞게 455명으로 줄일 것을 요구해 미·러 외교전쟁은 더욱 격화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에선 1000여 명의 미국 외교관과 기술직 요원 등이 일하고 있다”면서 “(그 가운데) 755명이 러시아 내에서의 활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 공관 직원 축소에 대한 대응으로 그동안 주러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에서 해오던 러시아인에 대한 비(非)이민비자 발급 업무를 지난달 23일부터 일제히 중단하고, 이달 1일부터 모스크바 대사관에서만 해당 업무를 재개할 것이라고 맞대응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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