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설비투자비 선지급
사드보복 시름에 상생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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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 부품사를 위해 25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비를 먼저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가 사드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내 부품 협력업체를 돕기 위해 2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4일 서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대회의실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중국 진출 협력업체의 경영애로 완화를 위해 2500억원 규모로 부품업체의 금형설비 투자비를 일괄 선지급하겠다”며 상생협력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급 대상은 현대·기아차와 중국에 동반 진출한 한국 협력업체 130여개 중 금형설비 투자가 필요한 회사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3월부터 사드 보복으로 중국 판매량이 반토막나면서 함께 진출한 협력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이들 공장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져 매출뿐 아니라 고정비 대비 수익성도 빠르게 악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품업체의 가장 큰 재무적 부담은 금형설비다. 현대·기아차는 부품업체의 금형설비 투자비를 현재 5~6년에 걸쳐 분할지급하고 있는데, 이번에 이를 한번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부품업계의 유동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상생협력 방안은 현대·기아차가 지난 7월 발표한 것과 별개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상생협력 대상을 1차 협력사에서 2·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총 1500억원 규모의 자금 추가로 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 사장은 또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전문 R&D 인력 확충, 친환경차 개발 센터 구축 등 미래차 분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수 활성화 촉진을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자동차산업의 위기 상황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한 뜻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정 사장을 비롯해 박한우 기아차 사장, 카젬 한국GM 신임 사장,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등 완성차 5개사와 엄대열 유라코퍼레이션 사장, 이정우 영신금속 사장 등 2차 부품 협력사 대표 등 14명이 참석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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