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철 (사)한국3D프린팅협회 울산지부장

요즘 우리는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 또는 4차 산업에 대한 기사를 쉽게 접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혼용되고 있는 두 용어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먼저 필요한 듯하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기술 및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을 통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제품과 서비스가 고도화, 지능화 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는 달리 4차 산업이란 3차 산업 즉, 주로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통, 상업, 국제무역, 관광업, 운수, 통신, 금융, 보험, 유통 중에서 정보, 의료, 교육 서비스 관련 산업을 말한다. 새로운 형태의 산업혁명의 파고는 우리 실생활 속으로 다가와 기존의 생활방식과 업무방식, 인간관계 변화를 바꾸는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현상들이 도처에서 무서운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혁명적 변화의 한 부분을 살펴보면 제4차 산업혁명의 여러 기술 중에서 제조업 혁신의 총아라 볼 수 있는 3D프린팅 산업 발달에 따른 제조업 생산체계의 변화, 드론의 등장에 따른 운송수단 변화, 자율 주행차에 의한 이동형태 변화 등 기존의 체제가 강력한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에 의해 서서히 무너져가는 가히 혁명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울산은 과연 어떤 상태에 있는가? 그동안 울산은 산업수도로서 중화학공업의 요람으로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을 3대 주력산업으로 국가경제발전에 막중한 역할과 기여를 해왔고 제조업에 기반한 생산과 수출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의 과실을 취해 왔다. 그러나 현재는 국내외 경쟁 심화와 생산성의 저하, 시설의 노후화, 노사문제, 기타 사회문제 등의 발생에 따라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3D프린팅 산업의 등장은 기존의 막대한 자본의 투입에 따른 대량생산 체제를 소비자의 필요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로의 변화를 가져 올 것이고 전기차의 등장은 기존 내연기관의 종말을 가져오는 등 생산 기법의 변화를 초래한다. 그동안 울산은 주력산업의 성장 과실을 풍족하게 얻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의 열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전제로 새로운 산업의 혁명적 변화의 물결에 동승할 때만이 가능하고 본다.

이 거대한 4차 산업혁명 물결속에서 울산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이 시점에서 지난 과거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차에서 3차에 걸친 산업혁명의 흐름속에서 우리나라는 항상 선진국들이 이루어낸 지식체계와 산업기술, 금융기법 등을 빠르게 습득하여 재생산해 내는 Fast-Follower의 역할에 충실했으며 선진국의 추종자로서 그들의 선진 트렌드를 답습하며 항상 후발주자로서의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 이러한 Fast-Follower의 역할만 한다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기회를 가져 볼 수 있으며 이것은 곧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산업전반의 새로운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구축에 힘쓰고 산학연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클러스터 형성과 새로운 산업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울산이 산업수도로서의 위상을 계속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기존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아울러 신성장 동력산업의 육성과 발굴이 필요한데 최근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립 3D프린팅연구원 설립은 3D프린팅 생태계 구축과 R&D, 원천기술 확보, 전문인력양성을 통해 3D프린팅산업 허브로서의 기능을 공고히 해나갈 수 있는 기회다. 나아가 성공적인 기반구축과 생태계 육성을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정책 개발과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예산 집행이 필요하며 적재적소에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예산집행이 이루어질 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회는 미리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처럼 거대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선도적으로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에 울산의 미래가 있다.

정호철 (사)한국3D프린팅협회 울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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